“이춘재 자백서 의미있는 진술
이것만으로도 재심사유 충분”


화성연쇄살인사건 중 8차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돼 20년간 복역한 윤모(52) 씨의 법률대리인으로 선임된 박준영(사진) 변호사는 11일 “윤 씨의 무죄를 밝히기 위한 재심 청구를 최대한 서두를 것”이라고 밝혔다. 박 변호사는 ‘삼례 나라슈퍼 강도치사 사건(1999년)’과 ‘익산 약촌오거리 살인 사건(2000년)’의 재심을 맡아 무죄를 이끌어 낸 바 있다. 그는 최근 경찰 수사에서 해당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 이춘재(56)의 자백에서 의미 있는 진술이 나왔다는 것만으로도 “재심 사유로서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박 변호사는 이날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재심 청구 시점과 관련해 “최대한 빨리 할 것”이라면서 “경찰 수사결과를 다 보고 할지, 수사 과정에서 의미 있는 결과가 나올 즈음에 맞춰 선제적으로 할지에 대해서는 사건을 함께 맡은 김칠준 변호사와 협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경찰이 (8차 사건의 진범이 자신이라고 밝힌 이춘재로부터) 의미 있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스스로 밝힌 것은 결코 가벼운 얘기가 아니다”며 “(이춘재가) 범인만이 알 수 있는 정보를 얘기했다는 것인데, 언론 기사 상에 드러난 정보를 넘어서는 내용을 얘기했다는 것으로, 사건 수사 관계자나 재판을 진행한 사람이 아니면 알 수 없는 내용을 얘기했다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8차 사건이 발생한 1988년 9월 16일 윤 씨의 행적과 관련 “당시 범행이 이뤄진 시간에 집에서 자고 있었다고 한다. 누구와 자고 있었는지도 명확히 밝히고 있다”며 “그런데도 당시 경찰은 윤 씨를 검거하고 산에 데려가 강제로 쪼그려 뛰기를 시키고 발로 걷어차거나, 물도 주지 않고 3일을 재우지 않는 가혹 행위를 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윤 씨는 1989년 10월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항소했지만, 2심과 3심에서 모두 기각돼 무기수로 복역하다 2009년 가석방됐다.

사건을 재수사 중인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수사본부는 최근 범행을 자백한 이춘재로부터 피해자 박모(당시 13세) 양의 신체적 특징과 사건이 발생한 장소에 관한 내용 등에 대한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춘재는 범행 장소인 박 양의 방 구조를 그림으로 그리며 방 크기를 ‘2평 정도’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1989년 10월 1심 판결문에 명시된 박 양의 방 크기가 약 8㎡(약 2.4평)였던 것에 미뤄 비교적 근접하게 진술한 것이다.

수원 = 박성훈 기자 pshoon@munhwa.com

관련기사

박성훈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