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회원국 2번째로 높아
승계완료 기업 3.5%에 그쳐
침체 맞물려 경영 활력‘위축’
기술 경쟁력 · 고용까지 감소
편법 증여·은닉 등 부작용도
수출과 내수의 동시 부진으로 기업 부실 리스크가 커지고 투자 활력이 극도로 위축되고 있다. 반면 승계(承繼)여건은 척박해 고용과 우수 기술의 원천인 기업 영속성 고리가 단절되고 해외 투자로만 눈길을 돌릴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원활한 경영권 승계 지원을 위한 가업 상속공제와 상속세 개선은 번번이 ‘부(富)의 대물림’ 장벽에 가로막혀 개선이 미비하다.
14일 경제계, 금융권에 따르면, 경제성장률 둔화 추세와 내수 부진 심화로 인해 기업 부실 리스크 확대 우려가 점증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 분석 결과를 보면, 상장기업 중 매출액 영업이익률이 마이너스(-)인 기업 비중이 2017년 24.0%에서 지난해 26.9%로 높아지고 매출액 영업이익률이 5% 미만인 기업 비중도 같은 기간 29.9%에서 31.5%까지 치솟았다. 3년 연속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도 내지 못하는 한계기업 비중은 2017년 14.5%에서 지난해 16.8%로 상승했다. 현대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수출 감소세와 내수부진 지속으로 기업 수익성이 악화해 채무상환능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며 “기업대출 분야에서 채무불이행이 발생할 경우 부실 리스크가 확대될 우려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이런 형편 속에 기업 승계마저 어렵다 보니 장기적 관점에서 진행해야 하는 투자는 불확실한 처지에 놓이고, 원천 기술 경쟁력과 고용이 감소하는 악순환이 나타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실태조사를 보면, 업력 10년 이상의 국내 중소기업 10개 중 4개사가 기업 승계방법을 찾지 못했다. IBK경제연구소가 한국기업데이터 재무정보를 활용해 법인 9만7500개를 조사했더니 승계가 완료된 기업은 3.5%에 그쳤다. 국내 상속세 최고세율은 50%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회원국 중 2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여기에 OECD 회원국 중 국내에만 유일하게 일률적으로 최대주주 주식에 할증평가가 적용되면서 최대 65%의 세율을 적용받고 있다. 반면 OECD 회원국 36개국 중 13개국이 상속세를 폐지했으며 나머지 23개국의 상속세 평균 최고세율은 25.8%로 국내의 절반 수준이다.
경제계 관계자는 “상속세율이 높고 가업 상속공제도 엄격하다 보니 기업 승계와 CEO 세대교체가 원활하지 않고 상속재원 마련을 위해 사전 편법증여, 기업 매각, 해외재산 은닉, 상속 현안 발생 시 투기자본 공격, 경영권 분쟁 등의 부작용을 낳는다”고 지적했다. 최근 5년간 연평균 가업 상속공제는 74건으로 독일 대비 0.3%에 불과하다. 경영 성과 측면에서 우수한 우량기업이 스스로 문을 닫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는 셈이다. 홍성일 전경련 경제정책팀장은 “가업 상속을 단순히 부의 대물림으로 보는 시각에서 벗어나 기업이 투자와 고용을 지속하는 영속성을 보장한다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해외 각 국이 상속세를 폐지하거나 낮추는 이유도 모두 이런 배경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민종 기자 horiz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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