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브라 권리’ 주장했던 설리
악성댓글탓 공황장애 시달려
네티즌 “인터넷 타살이다” 애도
“악플, 칼로 찌르는 것과 같아
익명뒤의 폭력 법적제재 필요”
지난 14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걸그룹 에프엑스 출신의 배우 설리(본명 최진리)가 생전 악성 댓글(악플)로 인해 고통받아 온 사실이 알려지면서 ‘악플’과 ‘악플러’에 대한 강력한 대응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실명을 숨기고 자행되는 악플은 비겁한 온라인 폭력으로 설리의 죽음은 ‘인터넷 타살’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5일 방송계 등에 따르면 설리는 지난 6월 악플에 시달리는 연예인들이 출연해 고충을 토로하는 종합편성채널 JTBC2의 프로그램 ‘악플의 밤’에 출연해 자신을 향한 악플을 직접 읽으며 고통을 호소했다. ‘여성의 노브라 권리’를 주장하며 관심과 논란의 중심에서 악성 댓글의 표적이 되기도 했던 설리는 프로그램의 MC를 맡아 매회 게스트가 악플로 인해 고통받는 심경을 토로할 때마다 공감을 표시하면서 위로의 말을 건네기도 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온라인상의 악플은 군중심리 때문에 오프라인보다 더 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피해도 더 크다”며 “피해자는 밖에서 만나는 불특정 다수가 악플을 달거나, 읽은 사람이라고 여기며 공포감이 심해진다. SNS 시대의 또 다른 폭력”이라고 지적했다. 곽 교수는 “악플 한 줄은 한 차례씩 칼로 찌르는 것과 똑같은 폭력인데 정작 가해자는 ‘나는 글 하나 썼을 뿐인데’라며 책임감과 죄책감을 느끼지 못한다. 익명 뒤에 숨은 악플로 피해 사례가 많아지고 있는 만큼 적절한 법적 제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설리는 지난 14일 오후 3시 21분쯤 성남시 수정구 심곡동에 위치한 전원주택 2층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매니저는 경찰 조사에서 지난 13일 오후 6시 30분 설리와 마지막 통화 후 전화 연락이 닿지 않아 14일 집에 와 봤더니 숨져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설리는 메모를 남겼던 만큼 경찰은 일단 타살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더 선은 14일 설리의 사망 소식을 전하며 “설리가 끔찍한 온라인 학대로 고통받았다”고 표현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역시 악성 댓글의 공격을 받은 설리가 공황장애, 대인기피증 등에 시달리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날 설리의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는 유가족에 대한 2차 피해 우려에 따라 향후 모든 장례 절차를 비공개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설리와 같은 소속사인 슈퍼엠은 14일 예정된 녹화를 취소했고, 15일 진행될 예정이었던 각종 쇼케이스 및 제작발표회도 연기하는 등 연예·방송계에 애도와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 네티즌들은 설리의 죽음을 보도한 기사에 “악플을 자제합시다” “선플을 답시다”라는 댓글을 올리고 있다.
안진용·송유근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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