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인천시청 앞 미래광장에서 동구 주민들이 수소연료전지발전소의 건립을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지난달 30일 인천시청 앞 미래광장에서 동구 주민들이 수소연료전지발전소의 건립을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운영중인 50곳 가운데 34곳
반경 1㎞ 안에 초·중·고 있어
신규 58곳도 주택밀집지 위치
집단민원 등 마찰 끊이지 않아

강릉·광양선 폭발사고 잇따라
인근주민 “불안해서 못살겠다”


정부가 미래 에너지사업으로 허가를 내준 수소연료전지발전소를 놓고 전국 곳곳에서 민간 사업자와 주민 간 갈등을 빚고 있다.

15일 인천과 경기, 강원 등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전국에 운영 중인 수소연료전지발전소 50곳 중 34곳이 반경 1㎞ 내 초·중·고를 두고 있다. 또 2017년 이후 산업통상자원부 허가를 받아 신규로 건설 중인 수소연료전지발전소 58곳도 대부분이 주택밀집지역에 위치해 집단 민원이 발생하고 있다. 수소연료전지발전소는 기존 열병합 발전소와 달리 질소산화물(NOx)과 분진 등이 발생하지 않는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알려졌지만, 연료로 사용하는 수소에 대한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다. 이 때문에 전날 인천에서 열린 주민설명회에서 정기석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KETEP) 수소연료전지 프로그램 디렉터(PD)는 “수소연료전지는 발전시설이라기보다 ‘무한 배터리’ 개념으로, 건전지와 원리가 같고, 수소 축적이 불가능해 폭발 위험이 없다”며 안전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지난 5월 강릉과학산업단지 수소탱크 폭발사고로 8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데 이어 6월에는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발생한 수소가스 폭발사고로 근로자 1명이 숨져 수소를 연료로 하는 발전시설에 대한 주민 불안감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수소연료전지발전소에 대한 반대 움직임이 전국적으로 조직화해 확산하는 양상이다.

내년 말 준공을 목표로 인천 동구에 440㎾급 수소연료전지 90개(39.6㎿)를 설치할 예정인 인천연료전지㈜의 직원이 최근 지역 주민에게 구타당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회사 측은 주민 5명을 경찰에 폭행과 모욕 등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이곳 주민들 역시 회사 측이 발전소 건립을 전제로 지역 정치인이 취업 청탁을 한 것처럼 유언비어를 퍼뜨려 주민들을 이간질했다며 사 측 간부를 검찰에 고발하는 등 갈등의 골은 더 깊어졌다. 강릉시에 추진 중인 3만㎾급 수소연료전지발전소도 주민 반대로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이들 인천 동구와 경기 남양주, 강원 강릉·횡성, 충북 옥천 등 전국 10여 개 지역 주민들은 ‘수소연료전지발전소 반대 전국행동’이란 연합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정부를 상대로 반대 운동에 나섰다. 이들은 수소연료전지발전소 건립반대 국민청원과 함께 이달 말 청와대와 산업부 등을 항의 방문할 예정이다.

정부는 수소경제 활성화 정책으로 오는 2022년까지 발전용 수소연료전지를 지금의 5배인 1500㎿(1.5GW)로 확대할 계획이다.

인천 = 지건태·강원 = 이성현·경기 = 박성훈 기자 jus216@munhwa.com
지건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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