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상의 교육권에 해당하는 학생·학부모의 학교 선택권마저 문재인 정권은 옥죄다 못해 아예 말살하는 발상(發想)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 청와대·교육부·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18일 비공개 협의회를 갖고 자율형사립고·외국어고·국제고를 2025년에 일반고로 일괄 전환하는 계획을 논의했다고 문화일보가 14일 보도했다. 이들은 “검토 중이지만 구체적 내용은 결정된 바 없다”고 둘러댔으나, 완전한 고교 평준화로 되돌리겠다는 것은 심각한 시대착오다.

학교 선택권을 다소나마 넓힌 자사고·외고 등은 ‘평준화 = 평둔화(平鈍化)’ 부작용을 일부 치유해왔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등 문 정부의 전·현 고위직 상당수도 자녀를 그런 수월성 고교에 보낸 이유다. 그 폐지가 평등지상주의를 좇은 문 대통령 대선 공약이어도,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 7월 24일 “원래 공약은 자사고의 단계적 일반고 전환이다. 시행령을 고쳐 일괄 전환하려 했다면 정부 출범 초기에 했어야 한다”며 선을 그은 배경이기도 하다.

그랬던 교육부가 “단계적 전환의 한계” 운운하며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의 12월 말∼내년 초 마련’까지 당·정·청 협의회에 보고한 것은 학생 교육보다 ‘코드’를 앞세운 처사다. ‘조국 딸의 입시 부정’ 혐의를 두고 문 대통령이 지난달 9일 엉뚱하게 “고교 서열화와 대입 공정성 등 기회의 공정을 해치는 제도부터 다시 살피고, 특히 교육 분야 개혁의 강력한 추진”을 주문한 연장선이다. 한국 교육과 미래 세대를 더 그르칠 그런 역주행 발상은 당장 접어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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