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일가 비리 수사는 법적 정의 실현은 물론 공직사회 정화(淨化)를 위해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조국 씨 같은 위선자가 공직을 맡겠다고 나서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하기 때문이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그런 사명감으로 흔들림 없이 수사를 진행해야 한다. 펀드 투자 등 다른 인사들로 번질 ‘게이트’ 가능성도 엿보인다. 어떤 성역도 정치적 고려도 없이 낱낱이 불법을 밝혀내야 할 책무(責務)가 무겁다.

그런데 조 씨의 법무장관직 사퇴를 계기로 부인 정경심 씨 불구속 기소 등 수사가 흐지부지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기 시작했다. 정 씨는 14일 남편의 장관직 사퇴 소식을 듣고 검찰 조사를 더 이상 받지 않고 돌아갔다고 한다. 그리고 페이스북에 ‘감사하다’는 글을 올렸다. 다섯 차례나 소환돼 수사를 받은 피의자가 마치 수사가 다 끝난 듯한 태도를 보인 것이다. 일반 국민이라면 이런 일이 가능하겠는가. 조 씨 본인이 직접 관련된 혐의도 무겁다. 그런데도 서면 퇴임사를 통해 ‘가족에 대한 수사’라면서 수사에 시달리는 가족을 돌보기 위한 사퇴라는 취지를 밝혔다. 본인 스스로 자녀 인턴 증명서 위조나 증거 인멸 연루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 재직 당시 유재수 전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 감찰 중단, 윤규근 전 민정수석실 행정관의 버닝썬 수사 개입 등과 관련해 직권남용 여부 등도 남김없이 규명돼야 한다. 웅동학원 불법 혐의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다.

법원이 조 씨 부부의 휴대전화와 상당수 금융계좌 압수수색 영장을 기각했다고 한다. 결과적 수사 방해도 된다. ‘코드 사법부’ 지적과 함께 우려되던 일이지만, 법무장관이기 때문에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했을 것이다. 이제 그런 부담이 없어진 만큼 늦었지만 법원은 수사에 필수적인 영장을 발부하고, 검찰은 더욱 엄정한 자세로 수사에 임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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