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판작가’ 윤병락 노화랑展

“사과에 우주를 담았습니다.” ‘사과 그림’의 화가 윤병락 작가의 작품이 변하고 있다. 16일 인사동 노화랑에서 개막한 ‘개인전’을 찾으면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이 지름 208㎝짜리 대형 사과다.

윤 작가는 사과를 그리는 ‘구상화가’로 유명하다. 빨간 사과, 푸른 사과를 그는 극사실적 기법으로 화폭에 재현한다. 맛깔스럽게 잘 익어 궤짝에 담긴 사과들에선 ‘진한’ 과일 향 마저 풍기는 것 같다. 너무나 생생해서 꺼내서 먹고 싶을 정도다.

그래서 미술애호가들은 풍요로움, 수확의 기쁨 등 현대인들이 잊고 사는 감성을 되살려 주는 그의 작품에 열광해 왔다. 미술 시장이 불황이라고 하지만 이번 전시 작품 17점 중 3분의 1 이상인 7∼8점이 개막일인 16일 이전에 팔렸다. 한마디로 요즘 그는 보기 드문 ‘완판 작가’다. 이번 전시에도 그는 극사실화 기법의 10호부터 200호짜리 사과 그림들로 전시장을 채워놓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 그는 새로운 시도를 한 가지 했다. 지름 2m가 넘는 대형 사과 한 점을 추가로 그려 한 쪽 벽 전면에 설치했다.

“사과를 그리면서 유심히 살펴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사과 안에 우주가 보였어요. 표면의 붉은 색 음영이 각가지였고, 노란 점들은 우주의 별 같았습니다. 꼭지는 우주의 블랙홀이었고요. 그리고 이 사과를 익혀준 것이 강렬한 태양과 우주의 에너지라는 사실도 깨달았습니다. 그처럼 좋은 기운을 미술컬렉터 여러분들과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윤 작가는 캔버스를 직접 만들고 그 위에 한지를 붙여 유화로 작업하는 작가다. 그래서 더욱 사실적이면서도 입체감이 풍부하게 느껴진다. 그런 자기만의 조형미에 ‘우주’라는 새로운 개념이 추가된 것이다.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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