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창작 뮤지컬단이 지난해 11월 17일 광주 북구 광주교대 풍향문회관에서 열린 ‘기아챌린치 콘서트’ 발표회에서 안무에 맞춰 노래와 율동을 하고 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제공
어린이 창작 뮤지컬단이 지난해 11월 17일 광주 북구 광주교대 풍향문회관에서 열린 ‘기아챌린치 콘서트’ 발표회에서 안무에 맞춰 노래와 율동을 하고 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제공

청소년들이 만드는 뮤지컬

뮤지컬단,오디션으로 단원선발
지역 문화행사에서 실력 발휘
“끼·열정 키우며 나의미래 그려”

내달 ‘기준이 뭘까?’ 무대올려
“지역 예술꿈나무 육성 등용문”


‘아버지처럼 살긴 싫었다. 아버지는 현실의 벽 앞에 가로막히자 결국 꿈을 포기했다. ‘스타’가 되고자 했던 소년에게 가정은 ‘벽’이었다. 소년은 기타를 들었고 무대 위 ‘별’을 꿈꾸고 있지만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줄타기할 수밖에 없었다. 남편의 실패를 직접 두 눈으로 지켜보며 가슴앓이를 한 어머니의 반대도 만만치 않았다. 그래도 꿈을 꾸고 싶었다.’ 다음 달 초연을 치르는 아동 창작 뮤지컬 ‘기준이 뭘까?’는 소년의 꿈에 관한 이야기다.

이유찬(15) 군은 꿈과 현실 사이에서 고뇌하는 ‘소년’ 역을 맡았다. 유찬 군은 지난해 뮤지컬단에 입단했고 이번엔 첫 주연으로 발탁, 신고식에 나선다. 다문화가정 청소년인 유찬 군은 16일 “자라온 환경에서도 뮤지컬 내용과 비슷한 경험이 많았는데, 그래서 더 연기를 자연스럽게 할 수 있어 주인공으로 배정된 것 같다”면서 “뮤지컬을 통해 현실에서도 꿈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유찬 군이 활동 중인 뮤지컬단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광주지역본부와 문화공동체 아우름이 주최·주관하며 기아자동차 광주공장이 후원하는 ‘기아챌린지 콘서트’의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에 따라 2016년 창단됐다. 기아차 광주공장은 2014년부터 기아챌린지 콘서트를 통해 문화예술 사각지대에 놓인 지역사회 소외계층 아동·청소년을 위한 사회공헌활동을 전개했으며, 올해까지 총 6억4500만 원을 후원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기아챌린지 콘서트가 지역사회 아동과 청소년들에게 자아 존중감을 길러주고, 꿈을 심어주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지역사회 더 많은 아이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지속적인 후원을 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어린이 창작 뮤지컬단이 광주지역 문화행사에서 합동공연을 펼치고 있는 모습. 뮤지컬단은 매해 5∼9월 연습과 실전을 반복하며 11월 본 공연을 준비한다.
어린이 창작 뮤지컬단이 광주지역 문화행사에서 합동공연을 펼치고 있는 모습. 뮤지컬단은 매해 5∼9월 연습과 실전을 반복하며 11월 본 공연을 준비한다.
뮤지컬단은 매해 4월 초등학교 3학년에서 중학교 3학년까지의 재학생을 대상으로 공개 오디션을 실시해 단원을 선발하고 있다. 유찬 군 등 80여 명의 청소년 뮤지컬 단원은 매주 토요일 3시간씩 춤, 노래, 연기 등 교육을 받고 있다. 5∼9월은 연습과 실전을 반복하며 어린이날 행사, 어린이재단 재능 발표회 등 지역 문화행사에서 실력을 발휘하게 된다. 11월은 한 해 활동의 열매를 맺는 달. 단원들의 상상력을 바탕으로 탄생시킨 어린이 창작 뮤지컬을 가족, 시민 앞에서 선보인다.

김은영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광주지역본부장은 “뮤지컬단은 청소년들이 직접 이야기 구성에 참여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라면서 “어른들이 짜준 각본이 아닌 자신들의 목소리가 반영되다 보니 청소년들의 권리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단원들의 만족도는 매우 높은 편이다. 광주지역본부가 지난해 창작 뮤지컬에 참여한 73명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53명(약 73%)이 ‘나에게 가치 있는 활동이었다’라고 응답했다.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라는 응답도 54명(74%)에 달했다. 지난해부터 단원으로 활동한 나유진(12) 양은 “공연을 앞두고 부담감이 밀려와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많았다”면서도 “실수가 잦았지만, 완성된 결과물을 내고 관객의 박수를 받으면서 되레 자신감이 두 배로 커졌다”고 밝혔다.

뮤지컬단 활동을 통해 장래희망을 문화예술계로 설정한 학생도 많다. 특히 창단 멤버로 입단해 어느덧 단원 중 맏언니가 된 박원희(15) 양은 안무 보조를 맡을 정도로 실력이 향상됐다. 초등학생 때부터 전문 안무가가 되고 싶었지만, 형편이 넉넉하지 못한 탓에 원희 양 스스로 진로 선택을 주저했다고 한다. 그러나 원희 양은 뮤지컬단 활동으로 자신감을 되찾았고, 춤에 대한 열정도 다시 갖게 됐다. 원희 양 부모님도 딸의 의지에 감동,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전문 학원에 등록해줄 정도로 열정적인 지원에 나섰다.

김 본부장은 “원희 양 외에도 아이돌 오디션을 준비하는 등 문화예술 분야로 진로를 결정하고 뮤지컬단에서 꿈을 키우는 청소년이 많다”면서 “뮤지컬단이 명실공히 지역 예술 꿈나무를 육성하는 등용문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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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권리옹호 Child First’는 문화일보와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공동기획으로 진행하는 연중캠페인입니다.
김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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