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생애 마지막 1년여를 거동을 잘 못하시다가 큰언니가 요양병원으로 옮기자마자 바로 그다음 날 아버지는 숨을 거두셨지요. 엄마는 앰뷸런스에 실려 가는 아버지를 보면서도 내일 집으로 돌아올 거라는 큰언니 말만 믿고 아주 담담하게 보내드렸다고 하네요. 그 길이 마지막인 줄도 모르시고.
아버지, 아버지는 그때 아셨나 봅니다. 다시는 이 집으로 돌아오지 못한다는 것을. 엄마 손을 꼭 잡고 희미하게 웃으셨다지요. 아버지, 저는 자꾸 이런 생각이 듭니다. 저희가 아버지를 포기하고 요양병원으로 보낸다고 생각하고 세상의 끈을 금방 놓아버리신 게 아닌가 하고요. 어떻게 병원으로 가신 그다음 날 그렇게 허망하게 돌아가실 수가 있나요. 오빠도 저도 주말에 면회 가려고 아버지 뵈러 가는 것을 서두르지 않았는데요.
아버지, 아버진 저희가 사다 드리는 음식들을 참 맛나게 드셨습니다. 피자, 햄버거, 치킨도 물리치지 않고 맛있게 드셨죠. 전 그 모습이 정말 좋았습니다. 엄마는 중국 냄새난다고 입에도 안 대셨는데, 아버지는 패스트푸드도 커피도 정말 좋아하셨어요. 90세 노인분이 입맛은 완전 ‘초딩’이었죠.
저희가 서울에서 내려올 때면 늘 집 앞에서 저희를 기다리셨어요. 도착할 때까지 몇 시간이고…. 차에서 내리는 우리 가족을 보고 환히 웃으며 반겨주셨죠. 아버지 고맙습니다. 아버지가 아프실 때 늘 입고 계시던 빨간 파자마. 엄마는 그 옷을 없애버리고 말았죠. 내가 꼭 보관하고 싶었는데. 빨간 파자마 아버지는 오늘도 제 휴대전화 속에서 웃고 계시네요. 단 1초라도 아버지가 살아 있는 모습이 보고 싶어요.
막내딸 써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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