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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1929~2019)

윤현 이사장님을 처음 만난 것은 대학교 3학년이던 1999년이었습니다. 탈북 어린이들의 공부를 도와주는 자원봉사를 하러 들어선 독립문 사거리의 ‘북한동포의 생명과 인권을 지키는 시민연합’(현 북한인권시민연합) 사무실은 믿기 어려울 정도로 열악했습니다. 네 평 남짓한 사무실, 창문 너머로 들어오는 바람을 묵묵히 맞으며 낡은 책상에서 일하던 분이 바로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창립을 주도하는 등 1970년대부터 한국 사회의 인권과 시민적 자유를 위해 싸워온 윤 이사장님이었습니다.

자원봉사를 계기로 북한의 현실에 눈떠 북한 인권 운동에 나선 지 20년이 흘렀습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대북 정책이 요동치는 가운데 낙심하는 순간도 여러 번 있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윤 이사장님은 저와 동료들에게 “역사의 수레바퀴는 저절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다. 누군가 돌려야 하는 것”이라며 용기를 주셨습니다.

평생 몽당연필을 사용하시고 몸이 불편해도 버스로 출퇴근하시던 이사장님의 숨은 노력이 있었기에 2005년부터 유엔 총회에서 북한 인권 결의가 채택됐고, 2014년엔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 보고서도 나올 수 있었습니다. 이사장님이 이 땅에서 이루려 했던 인권과 자유 역시 머지않아 북녘에서 꼭 실현되리라고 믿습니다.

이영환 전환기정의워킹그룹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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