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주 한인타운 애넌데일
韓人, 건물 앞뜰 제공하며 ‘빛’


2016년 11월 미국 워싱턴DC 도착 이후 일본 측 방해로 안식처를 찾지 못하던 ‘평화의 소녀상’(사진)이 3년 만에 보금자리를 갖게 됐다.

소녀상은 오는 17일 워싱턴DC 인근 버지니아주의 한인타운으로 불리는 애넌데일에 있는 한 건물 앞뜰에 자리를 잡는다고 ‘워싱턴 평화의 소녀상 건립추진위원회’가 15일 밝혔다. 소녀상은 그동안 일본의 방해로 건립이 무산되면서 버지니아주의 창고에서 세월을 보내야 했다. 이에 한인 건물주가 기부 후원하는 형태로 자신 소유의 건물 앞뜰을 제공하기로 하면서 소녀상은 3년 만에 빛을 보게 됐다. 소녀상이 위치하게 될 장소는 애넌데일에 진입하는 초입이어서 접근성이 좋고 눈에 잘 띄는 지역이다. 소녀상은 17일 기공식을 통해 자리를 잡은 뒤 27일 공식적인 제막식 행사에서 대중에게 공개된다. 소녀상 제막식에는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와 윤미향 정의기억연대 이사장도 참석할 계획이다. 소녀상은 한국에서 만들어졌으며 가로 200㎝, 세로 160㎝, 높이 123㎝다.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 있는 소녀상과 동일한 크기다.

소녀상은 미국 도착 한 달 뒤인 2016년 12월 10일 워싱턴DC 내셔널 몰 안 야외공연장인 내셔널 실번 시어터에서 환영식을 통해 대중에게 처음 공개됐다. 소녀상은 도착 이듬해인 2017년 10월 19일 메릴랜드주 솔즈베리 대학에 세워질 예정이었는데 건립 한 달 전 대학 측의 무기한 연기 통보를 시작으로 수난의 길을 걸어왔다. 이후에도 두 군데 정도 장소가 후보로 올라왔지만 일본 측의 방해로 무산되면서 창고에서 빛을 보지 못하는 시간을 보냈다.

워싱턴 = 김석 특파원 suk@munhwa.com
김석

김석 기자

문화일보 /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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