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하를 결정한 가운데 이주열 총재가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1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하를 결정한 가운데 이주열 총재가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 석달만에 기준금리 인하 의미

커지는 디플레이션 우려도 고려
전문가들 내년 1.00%까지 전망


한국은행이 16일 기준금리를 석 달 만에 다시 내린 것은 경기 하방 우려가 더욱 커져서다. 미·중 무역 분쟁, 중국 경제성장률 둔화 등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국내 경제의 성장세 둔화 흐름이 지속되면서 경기 하강을 방어할 완화적 통화정책이 절실하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8월 이후 두 달 연속으로 소비자 물가가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디플레이션(장기 경기 침체 속 물가하락) 우려가 커지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지난 7월과 9월 잇단 금리 인하에 따라 0.50%포인트로 좁혀진 한국·미국 간 금리 역전 폭이 한은의 이날 금리 인하 결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선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결정을 예견하고 있었다. 한은의 금리 인하 결정 전날에 발표된 채권 전문가 200명을 대상으로 한 금융투자협회 설문 조사에서 응답자의 65%가 한은이 이달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이 이날 금리를 연 1.25%로 인하함에 따라 시장의 관심은 한은의 통화 완화 기조가 10월에 그치지 않고 계속 이어질 것인가에 집중되고 있다. 대부분의 전문가는 내년 금리가 1.00%까지 내려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0.25%포인트 금리 인하로는 경기회복의 불씨를 살리기 어렵다는 것이다. 화폐유통속도가 역대 최저수준으로 떨어지면서 금리를 내려 돈을 풀어도 소비·투자확대로 이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풀린 돈이 부동산시장으로만 쏠려 집값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하의 가장 큰 이유는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경제 하방 리스크가 높기 때문”이라며 “이번 금리 인하까지 포함, 연내 두 번 내리는 것인데 경기부양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차원에서 내년에 한 번 더 내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반면, 한은이 무한정 금리를 낮출 순 없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통화정책의 효과가 나타나는 실질적인 금리 하한선(실효 하한)이 0.75~1.00% 안팎이라는 금융시장 추정을 감안한 것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와 관련, “오늘 1.25%로 낮췄지만 필요시에 금융경제상황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은 아직 남아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경기 하방 우려가 커지면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향후 조정 가능성이 높다. 국제통화기금(IMF)이 15일(현지시간)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4월)에서 2.0%로 낮춰 잡는 등 해외 주요 투자은행들은 잇달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대 후반으로 하향 조정하고 있다. 한은은 지난 7월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2.2%로 수정했는데 이를 더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청와대에서 경제가 괜찮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라며 “금리를 낮춘다 해도 경기가 반등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회경·송정은 기자 yoolog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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