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때 만난 남편과 7년 연애 끝에 지난 8월 결혼했습니다. 저희 부부는 비건(채식주의자)이고 결혼식도 비건 웨딩으로 꾸몄습니다.
지난해 당시 남자친구였던 애덤과 함께 여행하다 길가에 버려진 새끼 고양이 한 마리를 구조했는데요. 바이러스에 걸렸던 건지, 함께 집으로 온 지 일주일 만에 하늘나라로 가버렸어요.
저희는 고양이를 잃은 슬픔이 너무 컸던 나머지 식욕을 잃었죠. 하루 이틀 정도 지나면 괜찮아질 줄 알았는데 이후로도 고양이의 죽음을 떠올리면 고기가 먹고 싶지 않더군요. 이때부터 저희는 천천히 채식 식단으로 바꾸기 시작했고 ‘비건’에 대해 공부하면서 자연스럽게 환경 보호에도 관심을 두게 됐습니다.
결혼식 음식도 당연히 채식 식단으로 준비했어요. 플라스틱과 비닐도 일절 배출하지 않으려 노력했죠. 청첩장은 따로 인쇄하지 않고 모바일 청첩장으로 대체했습니다. 예식이 끝나고 하객분들께 식장을 장식했던 꽃들도 함께 나눠드리며 의미 없이 버려지는 것들이 없는 결혼식으로 꾸미고 준비했습니다.
한국에서는 음식이 잔치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걱정도 조금 했는데요. 고민 끝에 채식 음식 중에서도 가장 맛있고 좋은 음식을 대접하자고 결정 내렸죠. 재료를 전부 유기농으로 준비하고, 식품학과 교수를 섭외해 결혼식 음식을 부탁드리기도 했어요. 서른 가지의 잔치 음식을 대접했습니다.
감사하게도 많은 분께서 저희 부부의 생각과 신념에 공감해 주시더라고요.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 환경 보호에 앞장서는 모습이 멋지다고 말씀해주시기도 했고요. 앞으로도 부부의 신념을 지키며 동물과 환경을 사랑하는 결혼 생활을 이어나가고 싶습니다.
sum-lab@naver.com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