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계의 큰 잔치 2019년 노벨상 발표가 모두 끝났다. 올해 노벨화학상은 스마트폰부터 전기자동차까지 산업 전반에 쓰이는 리튬 이온 배터리를 탄생시킨 3명의 미국과 일본 과학자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상위원회는 “리튬 이온 배터리는 1991년 첫 제품이 나온 후 우리 삶을 혁명적으로 변화시켰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영국 출신의 스탠리 휘팅엄 교수는 1970년대 리튬 이온 배터리를 처음 개발했으나 낮은 전압과 폭발 위험 등 보완점이 많았다. 역대 수상자 중 97세로 최고령자인 존 구디너프 교수는 1980년 코발트 산화물로 폭발 문제를 해결하고 전압도 2배 이상으로 크게 높였다. 이어 요시노 아키라 교수는 1985년 상업 생산이 가능한 수준까지 개선했다.
각 나라 기술의 특징이 그대로 드러난다. 기초과학에 강한 유럽에서 원리와 시제품을 선보이면 미국이 이를 크게 개량시키고, 다시 실용화의 천재 일본이 상업생산에 성공하는 식이다. 일본은 이번에 노벨화학상 공동 수상자를 또 배출함으로써 모두 24개의 과학 부문 노벨상 보유 국가로 올라섰다. 연구 때문에 말년에 미국 국적을 딴 2명을 제외한 순수 일본 국적자만 따져도 22명, 우리나라와의 격차는 22대0이 된 셈이다. 1901년부터 2019년에 이르는 노벨상 역사 중 일본은 비(非)서구권에서 가장 많은 28명의 수상자를 배출했다. 특히 21세기 이후, 자연과학 부문에서 국가별로 보면 일본은 미국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많은 노벨상 수상자를 자랑하고 있다. 우리나라와의 씁쓸한 비교는 잠시 접어두고 노벨상 공식 홈페이지에 있는 통계를 살펴보자.
1895년 11월 27일 알프레드 노벨은 물리학, 화학, 생리학(의학), 문학, 평화 부문에서 모든 인류의 복지에 공헌한 인물을 뽑아 시상하는 데 재산을 기부하겠다는 유언장에 서명했다. 노벨경제학상은 1968년 스웨덴 중앙은행이 새로 제정했다. 1901년 첫 수상자가 나온 이래 2019년까지 총 597회, 950명(27개 단체 포함)에게 노벨상이 돌아갔다. 단독 수상(350회)이 공동 수상(247회)보다 좀 더 많다. 노벨상이 없던 적은 49번 있었다. 대부분 제1, 2차 세계대전 기간이지만 후보자가 없어 지나간 해도 있다. 가장 젊은 인물은 17세의 2014년 노벨평화상 수상자다. 최고령은 올해 화학상에서 나왔다. 여성은 54회 수상했다. 한 번도 받기 힘든 노벨상을 여러 번 받은 천재들도 있다. 1903년 물리학상, 1911년 화학상을 받은 마리 퀴리 부인을 비롯해 총 4명의 과학자와 국제적십자사, 유엔난민기구가 복수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부부, 모녀, 부녀, 부자, 형제 수상자도 15사례가 있다. 노벨상 상금은 2019년 총 900만 크로나(약 10억9000만 원), 노벨상 메달은 18캐럿의 재활용 금으로 제작된다. 메달에 새겨진 노벨의 초상은 물리·화학·생리의학·문학상은 동일하지만 평화·경제학상은 없거나 다르다. 시상식은 매년 12월 초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다.
다이너마이트를 발명해 생전 ‘죽음의 상인’이라 손가락질받았던 노벨은 인류의 미래에 전 재산을 기부해 100년 이상 이름을 남기고 있다. 전 지구 차원에서 먼 훗날을 보고 돈을 쓰는 거부(巨富)가 우리나라에서도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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