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2∼24일 일본을 방문할 예정인 이낙연(앞줄 가운데) 국무총리가 21일 오전 인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제74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오는 22∼24일 일본을 방문할 예정인 이낙연(앞줄 가운데) 국무총리가 21일 오전 인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제74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내일 출국 日王 즉위식 참석
24일 오전 아베와 짧은 회담

日, 신중론 속 거리두기 기류
자민당 간사장과 면담 불발


오는 22일 나루히토(德仁) 일왕 즉위식을 계기로 방일하는 이낙연 국무총리가 일본 자민당 내 핵심 인사들과의 면담 일정을 잡지 못하면서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총리실은 급하게 마련된 일정 탓에 추가 일정을 조율 중이라는 입장이지만 일본 측에서 관계개선에 거리를 두려는 기류도 감지되고 있다. 이 총리가 전달할 예정인 문재인 대통령 친서에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기존의 ‘한·일(1+1) 기업 + α(한국 정부) 배상’ 이상의 제안이 없다면 오는 11월 아세안 + 3(한·중·일) 정상회의와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한·일 정상회담 개최가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21일 복수의 외교·안보 소식통에 따르면 당초 총리실은 이 총리의 방일 일정에서 일본 자민당의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간사장과 회담을 준비하려 했지만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 이 총리는 연립 여당인 공명당의 야마구치 나쓰오(山口那津男) 대표와 제1야당 입헌민주당의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대표와 면담할 예정이다. 24일 오전 예정된 이 총리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간 면담 시간도 15∼30분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일본의 이 총리 ‘홀대론’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8월 방한했던 니카이 간사장이 이번에 이 총리와의 면담을 피했기 때문이다. 외교가에선 일본 측이 이 총리의 방일에 큰 기대를 걸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자민당 내에서 친한파로 분류될 경우 향후 총선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우려와 함께 총리 측에서 일종의 메시지가 갔을 것이란 분석이다. 진창수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과거에는 총리들이 방일하면 여당인 자민당의 간사장급과 의례적으로 만나왔는데 이번 방일 일정에는 그 일정이 빠졌다”며 “자민당 내에서 이 총리의 방일에 기대가 없는 것으로 볼 수 있으며 총리 관저에서 모종의 메시지가 갔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의 이 총리 방일에 대한 태도 역시 신중 기류로 바뀌고 있다. 아베 총리는 지난 16일 참의원 예산위에서 “우리는 대화를 항상 계속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며 (대화) 기회를 닫을 생각도 전혀 없다”고 말했지만, 이틀 후인 18일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한국 측 움직임에 대해 예단을 갖고 답하는 건 피하겠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는 이 총리 방일이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 간 정상회담의 ‘징검다리’ 역할만 해도 성공적일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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