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장심사 맡은 송경호 판사

버닝썬 윤총경 구속영장 발부
삼성바이오 대표는 영장기각

송경호 검사가 수사한 영장
동명이인 송경호 판사가 심리
둘다 1970년생·서울대 법대
송판사가 연수원 1기수 선배


조국(54)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57) 동양대 교수에 대한 영장심사를 맡게 된 송경호(49·사법연수원 28기)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에게 이목이 쏠리고 있다. 송 부장판사는 특정 이념성향의 법관 모임에 소속되지 않은 판사로 소신과 법리에 따라 재판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인물이다. 정 교수의 구속영장 발부 여부는 증거인멸 부분과 건강상태가 가장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송 부장판사의 원칙과 소신판결 성향을 비춰보면 정 교수의 범죄혐의에 대한 객관적인 증거와 관련자 진술 등 증거가 충분히 확보된 데다 정 교수가 관련 증거를 인멸한 정황이 뚜렷하기 때문에 영장을 발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송 부장판사가 정 교수의 건강 상태가 수감생활을 견딜 수 있는 정도라고 판단할지도 변수다.

앞서 검찰 관계자는 “건강 상태를 점검할 수 있는 자료를 제출받아 검증했다”며 “법원의 구속영장심사에서 검증 절차와 결과를 상세히 설명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영장심사 결과가 사실상 조 전 장관 일가 수사의 분수령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검찰은 “이번에도 기각된다면 앞으로 구속 수사를 하지 말라는 것”이라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검찰이 정 교수에 대해 무려 11개 혐의를 적용해가며 ‘그물망식 영장’ 청구로 배수진을 친 것도 구속수사의 당위성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제주 출신의 송 부장판사는 23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위계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를 받는 정 교수에 대한 구속 여부를 심사한다. 송 부장판사는 2002년 대구지법 판사로 임관해 18년째 재판업무를 맡고 있다. 2011년 부장급인 서울고법 판사로 재직했고, 이듬해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지냈다. 이번 수사 총괄책임자인 송경호 서울중앙지검 3차장과 이름과 나이(1970년생)가 같으면서 서울대법대 동문이기도 하다. 사법연수원 기수로는 송 부장판사가 1년 선배다.

송 부장판사는 최근 클럽 버닝썬 사건에서 이른바 ‘경찰총장’으로 불린 윤규근(49) 총경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윤 총경은 조 전 장관과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함께 일한 사건으로 주목받았다.

주요 사건에서 구속영장을 기각한 사례도 있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 사례가 대표적이다. 김 대표는 정 교수와 마찬가지로 증거인멸 교사 혐의를 받았지만, 구속을 피했다. 유해 성분이 포함된 가습기 살균제를 판매해 인명피해를 낸 혐의를 받는 안용찬(60) 전 애경산업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도 기각했다.

이희권 기자 leeheke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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