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베풀어주신 정수정 선생님께.

3학년 첫 학기, 선생님께서 출석을 불러주시던 날을 아직까지도 잊지 않고 있어요. 당시 저는 24번이었는데, 선생님께서는 제 번호와 이름을 불러주시며 “나는 24번 좋아하는데!”라고 말씀하시며 웃어주셨잖아요.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뭔가 특별하다는 생각이 들어 저도 모르게 웃음이 흘러나왔어요.

제가 실장 선거에서 떨어진 날, 선생님께서 절 불러 처음 상담해주셨을 때 저는 너무나도 좋았어요. “선생님은 오현이가 우리 반이어서 너무 좋아.” 이 말씀에 바닥까지 내려앉았던 마음이 사라졌죠. 그런데 그거 아세요? 저 선생님과 더 가까워지고 싶어서 딱히 관심 없던 국어부장 했던 거예요. 그래서 더 열심히 했고, 예쁨 받으려고 노력도 했어요.

초록우산재단 회장賞 전오현

한부모 가정인 어려운 제 가정형편을 알아주시고, 장학금 하나라도 더 챙겨주시려고, 지원받을 수 있는 일들 있으면 먼저 알려주시려고 하고…. 정말 감사드려요. 매사에 성실히 임한다며 칭찬해주시고, 잘못된 일에는 따끔하게 혼내시는 그런 모습들이, 많은 걸 저에게 주셨지만 커피 한 잔 드렸을 때 안 줘도 괜찮은데 하시며 감동하시던 그런 모습이, 몸이 안 좋으신 와중에도 반을 위해 노력해주시는 그런 모습들이 조각조각 제 머릿속에 선명하게 남아 있어요. 아마도 선생님께서는 제 수호천사와 같은 존재였던 것 같네요. 선생님께서 국어 선생님이셨기 때문일까요? 제게 해주시는 모든 말씀이 명언이었어요. ‘고인물은 썩기 마련이다. 너를 더 발전시켜라’ ‘그릇이 작으면 좋은 것들이 눈앞에 있어도 다 담아가지 못하고 그 그릇만큼만을 가져간다’와 같은 말씀들. 그것들이 제 마음을 쿡쿡 찔렀어요.

졸업식 날, 강당 무대에 한 명씩 올라와 졸업장을 받을 때, 먼저 받고 내려온 친구들이 펑펑 울고 있었어요. 저는 유난 떤다고 생각하고 선생님께 가서 졸업장을 받았어요. 포옹을 해주시며 ‘수고했고, 앞으로도 열심히 하고, 선생님은 오현이 믿어’라고 해주셨죠. 순간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났어요. 하지만 선생님께 우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지 않아 애써 웃으며 눈도 못 마주치고 급히 내려왔어요. 엄마 같던 선생님 곁을 떠나는 게 두려웠던 것인지, 아님 무슨 다른 이유였는지. 고등학교에 들어와 보니 알 것 같았어요. 좋은 칭찬 해주시고 아껴주시는 좋은 선생님을 놓쳐버린 것이 아쉽고 슬펐던 것 같아요. 저를 아껴주시고 옳은 길로 인도해주셨기에, 제게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모든 걸 베풀어 주셨기에 지금의 제가 있는 것 같아요. 아무도 모르는 제 장점들, 가정형편과 같은 비밀을 알아주시고 감싸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최고의 선생님이십니다.


* 문화일보 후원,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주최 '감사편지 쓰기' 공모전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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