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들이 ‘유니콘(기업 가치 10억 달러 이상의 스타트업)’을 키우기 위해 경쟁해야 합니다. 그러나 현재 국내에는 대기업이 투자할 만한 고유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이 적은 것도 사실입니다.”
이종훈(사진) 롯데액셀러레이터 투자본부장은 지난 17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고유한 기술을 보유한 국내 스타트업이 더 많이 나와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본부장은 전도유망한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롯데그룹의 실무를 총괄하며 투자를 결정하는 막중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 본부장이 투자를 결정한 스타트업을 보면, 그야말로 기상천외한 아이디어를 가진 기업이 많다. 세계 최초로 웨어러블 360도 카메라 ‘핏 360(FITT 360)’을 개발한 ‘링크플로우’가 대표적인 투자 사례다. 링크플로우는 지난 2016년, 엘캠프 2기에 선발돼 롯데와 인연을 맺었다. 롯데는 회사의 미래를 예견하고 25억 원을 투자했다. 링크플로우는 지난 6월 KT를 통해 국내 판매를 시작했고, 미국과 일본에도 진출한다. 5세대(G) 이동통신 상용화 붐을 타면서 회사 가치가 1000억 원에 달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영어 전문 앱 스타트업인 ‘튜터링’에 투자해 투자금 이상의 이익을 거두기도 했다.
이 본부장은 “롯데의 스타트업 투자는 스타트업을 지원한다는 사회 공익적 목적과 롯데그룹과의 시너지 효과를 내야 한다는 것, 그러면서도 투자 수익을 낼 수 있어야 한다는 3가지 원칙에 따라 이뤄지고 있다”며 “현재 엘캠프 1∼6기까지 모두 100여 개 스타트업이 롯데의 인큐베이터에서 실력을 키워 왔다”고 소개했다.
그는 창업을 꿈꾸는 예비 창업주들에게 대기업이 못하는 일을 찾아볼 것을 권고했다. 이 본부장은 “제도나 규제 때문에 대기업이 손댈 수 없는 분야가 아직도 많이 있다”며 “이런 틈새시장을 공략해 기술력을 키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 스타트업의 문제점도 날카롭게 지적했다. 그는 “우리나라 스타트업에는 소위 ‘형·동생 문화’가 있다”며 “기업을 세우면 주변의 친구나 형, 동생, 친인척 등을 다 끌어들이는데, 이러다 실패하면 재기가 어렵게 된다”고 말했다. 주변인을 다 끌어들여 사업하기 때문에 일단 실패하게 되면 주변인과의 관계가 모두 단절되는 상황이 돼 재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재창업이 쉽지 않기 때문에 선순환 구조도 형성되지 않는다.
이 본부장은 “내년 상반기쯤에는 롯데액셀러레이터도 투자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며 “베트남과 인도, 이스라엘 등 해외에서도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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