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지원금 최대 5000만원
사무공간·전문가 자문 혜택
롯데 계열사와 사업 연계도
1기‘보맵’에 2000만원 지원
국내외 보험시장 돌풍 일으켜
2기‘심플프로젝트컴퍼니’는
국내 첫 공유주방‘위쿡’선봬
‘엘캠프’서 지원받은 82개사
4년만에 기업가치 3배로 상승
스타트업인 ‘레지(Rezi)’는 해외 취업자를 대상으로 영문 이력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미국인 제이컵 자케(Jacob Jacquet) 사장이 미국에서 설립한 회사인데, 자케 사장은 지난 2017년 회사를 한국으로 옮겼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정보통신산업진흥원과 함께 글로벌 우수 창업 인재 영입을 위해 진행하고 있는 ‘K-스타트업 그랜드 챌린지(K-Startup Grand Challenge)’에 회사가 선정된 것이 계기가 됐다. 자케 사장은 지난 17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롯데액셀러레이터 본사에서 가진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에도 이력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이 많이 있지만, 아시아 기업들과 대부분 연결이 돼 있지 않다”며 “한국은 소프트웨어 확장 가능성이 크고 한국 이력서 서비스 제공업체들은 비용도 비싸 가격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판단했고, 롯데그룹 지원도 있어 아시아 교두보를 만든다는 차원에서 한국으로 회사를 옮기게 됐다”고 말했다.
‘K-뷰티’ 관련 스타트업인 ‘서울언니들’은 미얀마를 콕 집어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제 법인 설립 1년 반 정도 지난 회사지만, 롯데그룹의 벤처 투자 회사인 롯데액셀러레이터가 운영하는 스타트업 선발·지원 프로그램 ‘엘캠프(L-Camp)’ 지원 대상에 선정되면서 세계 진출의 꿈을 구체화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대비 ‘스타트업 열린 혁신’ 추구 = 롯데그룹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성장을 위해 이미 오래전부터 그룹 차원의 신기술 도입 및 스타트업과의 ‘열린 혁신’에 주력해왔다. 지난 2015년 8월에는 신동빈 회장이 미국의 ‘와이콤비네이터’ 같은 창업보육기업을 만들어 달라고 직접 롯데미래전략연구소에 지시해 이듬해 2월 스타트업 투자 및 보육법인인 롯데액셀러레이터가 설립됐다. 법인 설립 자본금 150억 원 중 신 회장이 50억 원을 사재 출연하기도 했다.
롯데액셀러레이터의 대표적인 사업이 바로 엘캠프다. 엘캠프에 선발된 기업은 약 6개월간 창업지원금 2000만∼5000만 원을 비롯해 사무 공간과 전문가 자문 등을 받을 수 있다. 롯데 신사업 담당 임직원과 국내외 유수 투자기관이 모인 가운데 직접 사업을 설명하고, 후속 투자 유치 기회를 모색할 수 있는 ‘데모데이’ 행사에 참여할 기회를 주는 것도 엘캠프 선정 기업만의 혜택이다. 무엇보다 롯데 계열사와의 실질적인 사업 연계가 가능하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다. 엘캠프는 현재 6기까지 100여 개 기업이 선발돼 지원을 받고 있다.
실제, 엘캠프 출신 스타트업들은 괄목할 만한 성장을 하고 있다. 롯데액셀러레이터가 지원해온 엘캠프 82개 사를 분석한 결과, 입주 시점 이들의 기업가치(벤처캐피털 평가 기준)는 약 1896억 원이었으나, 지난 8월 말 기준 약 5855억 원이 되며 3배가량으로 성장했다. 직간접적인 고용 창출 효과도 커, 입주 당시 총 508명이던 임직원이 현재는 978명으로 92.5%나 늘었다.
◇엘캠프 스타트업 ‘승승장구’= 엘캠프 1기 출신 기업인 ‘보맵’은 지난 2016년 ‘보험 지갑 앱’이라는 아이디어 단계에서 선발됐다. 롯데액셀러레이터는 보맵에 2000만 원의 초기 투자금과 사무 공간, 멘토링 지원과 함께 체계적인 서비스 기획과 비즈니스 모델 정교화를 위해 집중 컨설팅을 진행했다.
롯데 관계자는 “금융에서도 가장 보수적이라고 불리는 보험시장을 빠르게 혁신하며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보맵의 기술력과 혁신성을 높이 평가해 투자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보맵은 롯데 지원에 힘입어 국내외 사업을 더욱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특히 태국·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연내에 태국 현지 보험사 JP인슈어런스와 합작법인을 설립할 계획이다.
엘캠프 2기 출신인 ‘심플프로젝트컴퍼니’ 역시 국내 최초로 ‘공유주방’ 서비스인 ‘위쿡(WECOOK)’을 선보이면서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다. 지난 2006년 엘캠프로 선발될 당시 심플프로젝트컴퍼니는 공유주방이라는 사업 아이디어로 위쿡 론칭을 준비하는 단계였다. 롯데액셀러레이터는 위쿡에 입점할 사업자 모집 및 부동산 업체 연결에 중점을 두고 지원했다.
당시에는 공유주방사업이라는 개념 자체가 낯설었던 때였지만, 롯데는 사업 성공을 일찌감치 예상했다. 롯데액셀러레이터는 공유주방이라는 사업모델의 우수성과 서비스 확장 가능성 등을 높이 평가해 후속 투자를 결정했다. 심플프로젝트컴퍼니의 사업 확장을 지원하고, 롯데 계열사와의 다양한 협업을 통해 사업 시너지를 만들어갔다. 입주 당시 12명이었던 임직원이 현재는 100여 명으로 늘었다.
◇해외로 진출하는 롯데의 스타트업 투자 = 롯데의 스타트업 투자는 해외로도 뻗어 나가고 있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 8월 이스라엘을 방문해 그룹의 미래성장동력과 혁신방안을 모색하고 돌아왔다. 이스라엘은 스타트업 강국이자 세계적 수준의 혁신국가로 꼽히는 나라다. 신 회장은 엘리 코헨 이스라엘 경제산업부 장관을 만나 이스라엘의 첨단기술 기반 기업 및 스타트업들에 대한 투자방안을 논의했다.
신 회장은 이 자리에서 “이스라엘의 혁신농업, 로봇, 인공지능 기반의 기업들과 협업할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며 “세계 최고 수준의 스타트업들에 투자할 기회를 찾고자 한다”고 밝혔다.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이사 겸 롯데액셀러레이터 이사회 의장은 “그간 롯데는 롯데액셀러레이터를 중심으로 스타트업과 대기업 모두가 ‘윈윈(win-win)’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의 창업 생태계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해왔다”며 “국내외 우수한 스타트업들과의 적극적인 협업을 바탕으로 롯데그룹 전 사업 분야에 걸친 비즈니스 혁신을 가속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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