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비아 야권 대선 후보인 카를로스 메사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21일 라파스에서 투표용지를 불태우며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EPA 연합뉴스
볼리비아 야권 대선 후보인 카를로스 메사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21일 라파스에서 투표용지를 불태우며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EPA 연합뉴스
야권 “전국적 총파업 벌일 것”
시민단체 인사들도 지지 표명


20일 치러진 볼리비아 대통령 선거에서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의 개표 조작 의혹이 불거져 시위가 확산하고 있다. 23일 야권은 대선 개표 결과에 항의하는 총파업을 단행한다고 밝혔다.

AFP통신, 가디언 등에 따르면 전날 볼리비아 최고선거재판소(TSE)는 24시간 동안 중단한 신속 전자개표 결과를 다시 공개했다. 개표가 95% 진행된 상황에서 1위 모랄레스 대통령과 2위 카를로스 메사 전 대통령의 격차가 전날 7.1%포인트에서 10.1%포인트로 벌어졌다. 볼리비아 대선에서는 1차 투표에서 50% 이상을 득표하거나, 40% 이상 득표하고 2위에 10%포인트 이상 앞서면 결선 없이 당선이 확정된다. 신속 개표와 병행된 공식 수개표는 90%쯤 진행됐는데 두 후보의 격차는 8%포인트에 조금 못 미치고 있다. 최종 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모랄레스 대통령이 결선 없이 당선되기 위해 개표를 조작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반발한 야당은 23일 전국적인 총파업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시민단체 인사들도 “파업은 민주주의와 시민들의 의지가 존중될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며 지지를 표했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투표용지 상자가 라파스주 거리에 버려져 있고 포토시주 창고에 쌓여 있는 영상이 공개되면서 시위대의 분노는 더욱 촉발됐다. 메사 전 대통령은 지지자에게 “그들이 우리에게서 민주주의를 앗아갈 순 없다”며 “투표에 대한 방어전을 벌여달라”고 요청했다. 4선에 도전하는 모랄레스 대통령이 임기 제한 국민투표를 거부하는 데에 대한 불만도 커지고 있다. 이날 라파스주 일부 시민들은 시위 사태가 길게 이어질 것을 우려해 미리 생필품과 연료를 비축하고 나섰다. 모랄레스 행정부는 부정 선거 의혹에 대해 반박했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국제기구들이 직접 와서 개표 과정을 살펴보라며 “난 숨길 것이 없다. 아무것도 숨긴 적 없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카를로스 로메로 내무장관은 “야당이 문제를 일으키려 한다”고 주장했다.

정유정 기자 utoor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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