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래 환경부 장관

2002년 스웨덴의 항구도시 말뫼에 있던 대형 선박 크레인을 현대중공업이 단돈 1달러에 인수했다. 말뫼에 있던 세계 최대의 선박회사가 1980년대 문을 닫자, 애물단지가 된 크레인을 해체 비용을 부담하는 조건으로 우리나라에 넘긴 것이다. ‘말뫼의 눈물’이라던 이 크레인은 사라졌지만, 이후 말뫼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됐다.

시민들은 합의를 통해 크레인이 있던 옛 조선소 부지에 창업지원센터를 만들었다. 신재생 에너지, 정보기술(IT) 산업을 적극 지원하는 한편, 풍력과 태양광 등으로 전력을 해결하는 친환경 시가지를 조성한 것이다. 완전히 탈바꿈한 도시에는 새 기업과 청년들이 모여들었다. 녹색산업으로의 혁신과 이를 가능하게 한 시민의 실천, 이 두 요소가 만나 이제 말뫼는 대표적인 친환경 생태문화 도시이자, 유엔환경계획에서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가 됐다.

말뫼시의 환골탈태는 지금의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나라는 에너지 사용량 대비 국내총생산(GDP)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 회원국 중 35위이며, 1인당 플라스틱 소비량은 1위다. 에너지와 자원을 많이 쓰는 생산·소비 구조인 우리 경제의 어두운 뒷모습이다. 최근 기후 변화에 따른 온실가스 감축, 국제해사기구(IMO)의 선박 황산화물 규제 등 국제적인 환경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 미세먼지, 폐기물 등 환경 현안을 해결해 달라는 국민의 요구도 날로 높아지고 있다. 국내외적인 환경 개선에 대한 압박이 강해지는 상황이라 그 어느 때보다 생산·소비 전반에 대한 녹색 혁신이 필요하다.

이에 환경부는 생산 과정의 녹색 혁신 차원에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 통합환경관리 제도를 도입해 산업별 전체 공정 관리로 에너지·자원 효율은 높이고 오염 배출은 최소화하고 있다. 또, 환경 연구·개발(R&D) 영역을 확장해 도시설계, 생물산업, 신소재 등 친환경 기술 개발 수요가 큰 분야를 상호 연계하고, 차세대 융·복합 녹색 기술의 개발 환경을 조성할 참이다. 또, 수도관 망의 누수·오염물질 탐지에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등을 도입해 자동화하거나 드론으로 수질 오염 물질을 감시하는 등 환경 분야에 4차 산업혁명을 접목할 계획이다.

아울러, 녹색 소비문화 확산을 위해 다양한 제도를 새롭게 추진하고 있다. 환경표지인증 제도를 수요자 중심으로 개선하고 생산 단계부터 환경에 미치는 부하를 최소화하는 친환경 제품을 소비자들이 더 많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또한, 유통업계와의 협업을 통해 일회용품과 플라스틱 포장재를 사용하지 않는 매장을 시범적으로 도입하고자 한다. 과대 포장, 일회용 포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특색 있는 녹색 매장을 운영하고, 녹색 포장 인증 등의 제도도 마련하려고 한다.

이러한 녹색 생산·소비 혁신의 풍성한 결실을 위해서는 정부의 노력과 더불어 국민의 참여와 실천이 함께해야 한다. 환경부는 친환경 생산·소비의 확산을 위한 정부 정책을 소개하고 국민의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23일부터 나흘 동안 ‘2019 대한민국 친환경대전’을 서울 코엑스에서 열고 있다. 환경기업 144곳은 그동안 절치부심해 온 녹색 혁신 기술과 친환경 제품, 친환경 소비 사례 등을 대거 선보이고 있다. 특히, 올해 ‘친환경대전’은 온 가족이 함께 친환경 생산과 소비를 체험하며 재미있고 유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가족형 체험 행사에 초점을 맞춰 진행되고 있다. 이번 행사가 환경과 경제가 상생하고 번영하며, 모든 국민이 건강하고 쾌적한 삶을 영위하는 대한민국이 되는 계기 중 하나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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