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최후통첩 90일만에
통상혜택이 더 ‘실익’ 판단
“미래 협상까지 상당한 기간
당장 농업분야 영향은 없어”


정부가 세계무역기구(WTO) 내 개발도상국 지위를 포기하기로 결정했다.

정부는 25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열고 미래 협상 시 개도국 특혜를 주장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브리핑에서 “정부의 이번 의사 결정은 우리나라의 대외적인 위상이 더는 개도국 특혜를 견지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했다”며 “또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이나 우리의 대응 여력 등도 같이 고려했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미래에 새로운 협상이 타결되기 전까지 이미 확보한 개도국 특혜는 변동 없이 유지할 수 있다”며 “미래 협상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것이므로 충분한 시간을 갖고 대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는 1995년 WTO 가입 때 개도국임을 주장했지만, 1996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을 계기로 농업과 기후변화 분야 외에는 개도국 특혜를 주장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정부는 개도국 지위를 포기하지만 쌀 등 우리 농업의 민감 분야는 최대한 보호할 수 있도록 유연성을 협상할 권리를 보유·행사할 방침이다.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WTO는 150개국 이상의 회원국이 있는 다자협의체로, 합의가 주 결정방식이기 때문에 각국의 민감한 품목·분야에 대해서는 특별히 주장할 수 있다”며 “쌀 같은 민감 품목은 최대한 우리 상황을 반영한 협상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미래의 협상으로 인해 국내 농업에 영향이 발생할 경우 피해보전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2020년 예산안에 편성된 농업 분야 15조3000억 원(지방이양분 포함 최대 16조1000억 원)을 적극 활용해 개도국 지위 포기 보상·지원 등에 나설 예정이다.

한편, 정부는 이번 WTO 개도국 지위 포기를 미국이 한국산 자동차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자동차 232조’ 적용과 연계해 결정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박정민·박수진 기자 bohe00@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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