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입개혁 방향 제시하자
여권 전체‘정시확대’로 가닥
일각선 ‘졸속대책 생산’ 우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교육개혁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공정 사회’를 화두로 한 개혁 행보에 돌입했다. 지난 22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정시 비중을 높이는 대학입시 개편안을 언급한 문 대통령은 이날 관련 부처 장관들을 불러 모은 자리에서 대학입시 개혁의 구체적인 방향까지 제시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직접 개혁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면서 관련 부처가 충분한 협의나 준비 없이 ‘졸속 대책’을 내놓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당장 입시 제도의 경우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정시 확대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수차례 밝혔지만, 문 대통령 한마디에 급하게 정시 확대로 돌아서는 기류가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교육개혁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교육에서 공정의 가치를 실현하는 것은 국민의 절실한 요구”라며 “교육이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와 특권을 대물림하는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상실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교육이 공정하지 않다는 국민의 냉엄한 평가를 회피하고 미래로 가는 교육 혁신을 이야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학생부종합전형(학종) 위주 수시 평가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한 뒤 정시 확대를 포함한 구체적인 대입 제도 개선 방안에 대해서도 지시했다. 이날 관계장관회의는 결국 문 대통령이 22일 시정연설에서 “국민께서 가장 가슴 아파하는 것이 교육에서의 불공정이며, 정시 비중 상향을 포함한 입시제도 개편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강도 높은 개혁 의지를 재차 강조하기 위한 자리로 풀이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시정연설에서 공정사회를 강조한 만큼 향후 행보도 이를 중심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고강도 개혁 드라이브가 자칫 졸속 개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당장 이날 문 대통령은 11월까지 학종 관련 실태조사를 마치고 국민이 납득할 만한 개선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했지만, 함께 제시한 고교 서열화 문제의 경우 여전히 교육 현장과 정부 정책 간 이견이 큰 상태다. 문 대통령도 “이해관계가 크게 엇갈리는 문제이지만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현실의 어려움을 인정했다. 또 정시 확대 방안이 불과 사흘 전 문 대통령의 시정연설을 통해 처음 공개된 상황에서 교육부 등 관계부처가 얼마나 내실 있는 개혁안을 내놓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민병기·유민환 기자 mingmi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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