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호(1951∼2004)

무더위가 끝나고 쌀쌀한 바람이 불어오는 이 계절이 되면 늘 가슴 한구석이 시리다. 15년 전 이 시기, 아버지는 고교 동창의 생일을 축하하던 자리에서 쓰러지셨다. ‘환자분 사망하셨습니다.’ 내 평생 지우려야 지울 수 없는, 아픈 한마디다.

▲  QR코드를 찍어 카카오톡 문화일보 대화창에 들어오셔서 그립습니다, 결혼했습니다 등의 사연을 보내주세요. 이메일(opinion@munhwa.com)로 사연을 보내주셔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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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사진 찍기, 아버지와 단둘이 여행하기, 목욕탕 가기, 맥주 마시기…. 성인이 되고 아버지와 함께하고 싶었던 수많은 일이 있었지만, 그 어떤 것도 할 수 없었다. 군대 훈련소 수료 이후 이뤄진 첫 면회 시간, 동기들이 부모님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며 음식을 먹는 모습을 멀리서 지켜봤다.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아버지의 그늘을 떠올렸다.

엄한 아버지라고만 생각했다. 마음속으로 아버지가 안 계셨으면, 하며 미워했던 적도 있었다. 그러나 정작 현실이 되자 나는 극심한 죄책감으로 견딜 수 없는 괴로움에 시달렸다. 가난한 집안의 7남매 중 막내로 태어나 고생 끝에 원치 않은 공직생활을 했던 아버지. 자식들만은 가난으로 고생하지 않고 다복하게 살길 원했던 아버지의 마음, 그 마음이 사랑임을 그때는 몰랐다.

단 한 번도, 아버지 살아생전에 ‘사랑합니다’라는 말을 드리지 못했다. 영안실에 누운 차디찬 아버지의 몸을 끌어안고 울부짖으며 ‘아빠 사랑해’라고 외친 것이 유일한 고백이다. 이 지면을 통해,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 말씀드리고 싶다. ‘아버지 사랑합니다.’

아들 김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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