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민족끼리·메아리 등
“외세 의존은 망국의 길”
南에 제재대오 이탈 촉구


북한이 28일 대외매체를 통해 일제히 “민족 공조”를 주장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한 강도 높은 발언을 쏟아냈다. 금강산관광지구의 남측 시설 철거 예고에 이어 지난 24일 김계관 외무성 고문, 27일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담화까지 내면서 한·미를 강하게 압박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북한 대외선전 매체 ‘우리민족끼리’는 이날 “역사의 교훈을 망각한 어리석은 행위”란 제목의 글에서 문 대통령이 지난 18일 주재한 주한 외교단 초청 리셉션을 언급하면서 “민족단합의 소중한 성과물을 외세의 ‘공’으로 떠넘기며 ‘지지’와 ‘협력’을 구걸하기에 여념이 없는 남조선당국의 구차스러운 추태는 실로 민망스럽기 짝이 없다”면서 맹비난했다. 매체는 “사대와 외세의존은 망국의 길이며, 외세에 빌붙은 결과는 수치와 오욕뿐임을 새겨주는 뼈저린 교훈”이라며 “조선반도의 평화·안정은 외부세력의 지지나 협력에 의해서가 아니라 민족자주정신에 기초한 온 겨레의 단합된 힘에 의해 마련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선전 매체인 ‘메아리’도 이날 “외세의존은 북남관계를 망치는 길”이라는 글에서 “남조선당국은 아직도 북남관계 문제의 당사자로서 본분을 망각한 채, 외세의 바짓가랑이를 부여잡고 조선반도의 평화보장을 구걸하는 추태를 부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 매체도 문 대통령의 주한 외교단 리셉션 발언에 대해 “사대 매국적 발언”이라고 비판하면서 “북남선언 정신에 배치되게 계속 외세에 조선반도평화보장을 구걸하며 민족 내부문제에 대한 외세의 간섭과 개입을 불러온다면, 위태로운 북남관계와 평화의 기회를 아예 망치는 결과만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의 이 같은 ‘민족 공조’ 강조는 남측의 대북제재 완화·해제를 요구하는 동시에, 한·미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협상 시한으로 제시한 연말까지 ‘새로운 접근법’을 압박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앞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도 전날 발표한 담화에서 “미국이 정상 간 친분으로 연말을 무난히 넘기려 한다면 이는 어리석은 망상”이라면서 “모든 것은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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