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우버를 비롯해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과 베트남에서도 디디추싱·그랩 등 싸고 편리한 승차공유 서비스가 성업 중인데 한국에선 까마득하다. 정부가 불법으로 규정하고 틀어막기 때문이다. 궁여지책으로 나온 게 승합차 렌터카를 이용한 차량 호출 서비스 ‘타다’다. 혁신은 아니지만 차별화된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선호 덕분에 회원이 125만 명으로 급증했다. 그런데 1년간 멀쩡히 운용돼온 이 서비스가 법정(法廷)에 서게 된 블랙코미디 상황이 벌어졌다.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는 타다를 운영하는 VCNC 박재욱 대표와 모회사인 쏘카 이재웅 대표를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28일 불구속 기소했다. 시행령에 승합차 렌터카는 운전자를 알선할 수 있는 예외 조항이 있고, 경찰도 불법 혐의가 없다고 봤지만, 검찰은 불법 택시영업으로 본 것이다. 검찰이 이런 판단을 하는 과정에서 소관 부처인 국토교통부에 의견을 물었지만, 국토부는 침묵으로 일관했다. “타다는 불법 유사 택시”라며 반발하는 택시업계의 눈치를 본 것이다. 국토부가 책임을 회피하는 사이 125만 소비자의 이동권이 달린 문제가 법정에 서게 된 것이다.

승차 거부를 원천적으로 차단한 타다 서비스가 20% 비싼 요금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성장한 건 기존 택시에 대한 불만과 맞물려 쾌적하고 믿을 만한 택시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그만큼 컸다는 의미다. 기존 산업·서비스와 새로운 서비스가 충돌할 때 정부는 소비자 편익 증진에 중점을 둬 판단하고 갈등을 조정해야 한다. 글로벌 공유경제에는 불법이란 담을 쌓고, 개선된 서비스마저 나 몰라라 책임회피한 정부 아래서 신산업은 발붙일 틈이 없고, 소비자 선택권은 배신당했다. 그런데도 이처럼 직무를 유기한 문재인 정부가 입으론 규제 혁파와 혁신을 외치니, 국민 울화를 더 돋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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