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갑자기 모친께서 돌아가셨습니다. 평소 연세가 있어도 연로한 것에 비해서는 건강하셨던 우리 어머니. 치아도 틀니가 아닌 당신 치아이고, 하루라도 고기를 먹지 않으면 힘을 못 쓴다고 하시고, 그렇게 드신 고기도 왕성한 소화력으로 문제없이 소화하시고, 목소리도 우렁찼는데, 보이는 게 다는 아닌가 봅니다. 평소 일어나서 하던 일 하다가 돌아가신 어머니. 쓰러졌다고 연락받고 지방에서 올라오는 길에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차에서 접하고, 눈물을 흘리면서 혼잣말로 이런 게 어딨느냐고 이런 법이 어딨느냐고 외쳤는데 다 부질없었습니다.
많은 분이 조문을 와서, 연세는? 지병은? 왜 갑자기? 이 질문에 수백 번 답을 했습니다. 저도 정말 ‘갑자기’라는 말로 답변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우리 가족끼리 장례를 마치고 집에 와서 고인의 흔적을 본 결과, 우리 어머니는 건강하셨지만, 그렇게 보일 뿐 자신의 삶을 다 하고 돌아가신 거로 보입니다. 당신의 몸이 할 수 있는 기력을 다 소진하고 가신 거로 보입니다.
날도 당신께서 좋은 날로 정하시고, 그렇게 경황이 없음에도 장례식장도, 화장터도, 화장 시간도, 용인 ‘평온의 숲’으로 모셨는데 모시는 납골당의 자리도 4단 위치(눈높이)에 정말 좋은 자리로 배정이 되었습니다. ‘정말 당신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가시는구나’하는 생각이 또 들었습니다. 많은 분이 위로해 주셔서 슬픔을 잊고 3일을 보냈습니다. 어머니도 편안하게 우리를 지켜볼 것으로 믿습니다. 그렇게 정말 많은 빚을 졌습니다. 그 빚 살면서 다 갚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어머니가 떠나신 지도 벌써 1년입니다. 하루하루를 보내면서 그리움이 더 쌓여 갑니다. 하늘나라에서 지금도 우리를 지켜보고 보호해 주시는 어머니의 마음을 느낍니다. 올해도 10월은 멋진 날입니다. 그래서 더욱 어머니가 그립습니다.
아들 피범희(이마트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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