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오른쪽 두 번째)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5월 13일 미국 백악관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을 면담한 국내 재계 총수는 신 회장이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신동빈(오른쪽 두 번째)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5월 13일 미국 백악관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을 면담한 국내 재계 총수는 신 회장이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 성실과 신용

1967년 롯데제과로 출발후
유통·관광 현대화 토대 구축
신동빈 회장의 ‘혁신’ 성과

2006년 롯데쇼핑 상장으로
글로벌기업 성장 발판 마련
“위기상황 돌파 전략은 共感”


맨손으로 롯데그룹을 일군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에 대해 흔히들 ‘껌 장사’로 시작해 돈을 벌었다고 생각하지만 신 명예회장의 첫 사업은 껌 장사가 아니라 오일 제조 공장이었다. 21살(실제 나이, 1921년생) 혈혈단신으로 일본으로 건너가 신문·우유 배달로 생계를 이어갔던 신 명예회장의 경영 철학은 ‘성실’과 ‘신뢰(신용)’였다.

신 명예회장이 신용을 얼마나 중시했는지 보여주는 일화가 있다. 일본으로 건너간 신 명예회장은 우유 배달을 하며 고학을 했는데,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어떤 경우에도 배달 시간을 어겨 본 적이 없다고 한다. 정확한 배달 시간이 소문이 나면서 신 명예회장 앞으로 우유 배달 주문이 크게 늘었다. 배달량이 늘면서 배달 시간을 제대로 맞추지 못하게 되자, 신 명예회장은 배달 시간을 맞추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고용해 썼다고 한다.

‘롯데 왕국’은 그렇게 성실과 신용의 바탕 위에서 건설됐다. 신 명예회장의 성실함과 신용을 높게 산 ‘하나미쓰’라는 일본인이 당시 돈 5만 엔을 대출해 주며 사업을 권한 것이 오늘날 롯데그룹의 태동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돈으로 신 명예회장은 오일 제조 공장을 열었지만, 미군의 폭격으로 전소돼 공장을 가동해 보지도 못했다. 어렵게 재기했지만, 또 폭격을 당해 공장이 또다시 전소됐다. 이후 재기에 성공한 신 명예회장은 자신을 믿고 기다려 준 하나미쓰 투자자에게 1년 반 만에 투자금을 모두 돌려주고, 고마움의 표시로 집까지 한 채 사 주었다고 한다.

신 명예회장이 귀국해 1967년 세운 롯데제과에서 시작된 롯데그룹은 이후 식품, 유통, 관광, 화학 사업까지 사업영역을 확장하면서 국내 재계 5위의 기업으로 우뚝 섰다.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제과사업과 내수사업이라 여겨졌던 유통사업을 기반으로 시작했지만, 국내 최고 높이의 초고층 빌딩이자 우리나라 랜드마크가 된 ‘롯데월드타워’를 짓고 미국에서는 국내 기업 두 번째로 큰 규모의 투자를 진행하는 등 눈부신 성장을 이뤄냈다.

열정과 도전정신으로 무에서 유를 창조해낸 창업주 신 명예회장과 글로벌 시장으로 시야를 넓히고 끊임없는 도전과 자기혁신으로 미래에 대비해 왔던 신동빈 회장이 이뤄낸 성과였다.

◇‘기업보국’ 일념으로 일궈 낸 롯데=롯데그룹 모태는 1967년 신 명예회장이 설립한 롯데제과다. 한·일 국교 수교로 한국에 대한 투자 길이 열리자, 신 명예회장은 기업보국의 기치를 내걸고, 폐허의 조국 어린이들에게 풍요로운 꿈을 심어주겠다는 목표로 1967년 롯데제과를 창업했다. 이후 롯데는 국내 최대 식품기업으로 발전했으며, 롯데호텔, 롯데쇼핑을 잇달아 설립하며 당시에 불모지였던 국내 유통·관광산업의 현대화 토대를 구축했다. 또한 호남석유화학(현 롯데케미칼), 롯데건설 등으로 국가 기간 사업에도 본격 진출했다. 특히 관광 불모지에서 대규모 호텔업에 투자한 것은 신 명예회장의 열정과 도전정신을 보여주는 사례로 손꼽힌다.

◇‘글로벌 롯데’로 우뚝, 미래 성장 위한 ‘뉴롯데’ 가속화=산업 불모지인 모국에 기업을 일으켜 국가와 사회에 일익을 담당한다는 신 명예회장의 일념은 창업 초부터 지금까지 퇴색되지 않고 있다. 이제 기업보국 정신은 풍요로운 미래 생활의 창조로 연결되고 있다. 1990년 호남석유화학 상무로 롯데그룹에 참여하기 시작한 신동빈 회장은 2004년 10월 롯데정책본부 본부장 취임을 시작으로 그룹 경영의 전면에 나서게 된다. 2006년 롯데쇼핑 상장에 성공한 롯데는 내수기업 이미지를 벗고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이후 신 회장이 이끄는 롯데는 말레이시아 타이탄케미칼, 미국 뉴욕팰리스호텔 등을 비롯해 하이마트, KT렌탈, 삼성그룹의 화학 계열사까지 국내외에서 30여 건의 크고 작은 인수·합병(M&A)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빠르게 성장했다.

신 회장은 지난 7월 진행된 ‘2019 하반기 롯데 VCM(Value Creation Meeting)’에서 고객·임직원·협력업체·사회공동체로부터의 ‘공감(共感)’을 얻는 것이야말로 어떠한 위기상황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성장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롯데 관계자는 “그룹의 지속적인 성장을 담보하면서 사회적 가치도 창출할 수 있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모색하며 ‘사랑받는 기업’이 되기 위한 노력을 해 나갈 것”이라며 “신 회장이 준비하는 롯데의 ‘미래 50년’은 지난 50년과는 분명히 다른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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