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경기·기업실적 전망 나빠
기준금리 추가인하 가능성 커져
해외에 대체투자 크게 늘어나

달러·금 등 ‘안전자산’도 하락
공모형 리츠에 돈 몰렸었지만
부동산 경기하락땐 위험성 커


경기 부진 등으로 금리 추가 하락 가능성이 커지면서 1.25%인 금리가 더 낮아져 1% 안팎의 ‘초저금리’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이에 1000조 원에 이르는 막대한 부동자금의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부동자금은 현금이나 요구불예금·수시입출금식예금·머니마켓펀드(MMF)·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 일정한 투자처에 묶여 있지 않아 언제든 현금화가 가능한 자산을 말한다. 30일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부동자금 규모는 올해 6월 말 기준 989조6795억 원으로 1000조 원에 육박했다. 이는 지난 1월 말(951조7477억 원)보다 38조 원이나 불어난 규모다. 이런 가운데 기준금리가 역대 최저로 내려가자 부동자금의 향방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미 시중은행은 한국은행의 잇따른 금리 인하에 수신금리를 내려 2%대 예·적금 금리 상품을 찾기조차 쉽지 않다. 한은이 추가 금리 인하를 시사하는 가운데 시중 금리 역시 더욱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국내외 경기가 둔화하는 가운데 미국·유럽·호주·중국 등의 추가 금리 인하가 유력해 한국도 추가로 금리를 인하할 수밖에 없다”고 예상했다. 박정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의 경기 하락 국면은 하반기에 이뤄진 두 차례의 금리 인하로 마무리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디플레이션과 유사한 상황이 지속하면서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1% 이하의 금리 시대를 맞이할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국내에서 투자처를 찾지 못해 해외로 나간 일본의 ‘와타나베 부인(해외 고금리 자산에 투자하는 일본의 외환투자자)’처럼 해외에서 투자처를 찾으려는 움직임이 늘어날 것으로 봤다. 국내보다는 해외, 주식보다는 채권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이 역시 수익률이 조정을 받으면서 시중 자금의 향방은 아직 안갯속이다.

특히 국내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이동하지 않는 것은 국내 경기와 기업 실적이 개선될 모멘텀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저성장과 글로벌 경기 후퇴 우려로 주식보다 상대적으로 안전한 자산으로 여겨지는 채권에 대한 수요는 늘어난 상황이다. 선진국의 채권 금리가 크게 하락하면서 최근 해외 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가 거액의 원금 손실을 보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초저금리 시대’에 예·적금보다 조금이라도 더 받을 수 있는 투자 상품에 돈이 몰리는 형국이다. 최근 6% 수익률을 제시한 롯데리츠의 지난 8∼11일 일반인 공모에 4조8000억 원이 몰려 약 6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관심을 받기도 했다. 다만 리츠 역시 부동산 경기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수익률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글로벌 불확실성이 증폭하며 ‘안전자산’으로 몰렸던 글로벌 자금도 지금은 주춤한 모양새다. 채권은 8월을 전후해 급등한 뒤 다시 수익률이 떨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달러와 금 가격 역시 최근 다시 하락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일본도 ‘잃어버린 20년’을 거치며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는 가운데 전체 투자 중에서 채권 투자 비중이 증가하고 해외에 대체투자가 크게 늘었다”면서 “한국 역시 초저금리 시대가 오래 이어진다면 해외 투자처를 찾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세영 기자 go@munhwa.com
박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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