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편익 내세우면서도
2중·3중 규제로 성장한계


해외에서 핀테크 혁명의 대표 사례로 각광받고 있는 인터넷전문은행이 한국에선 각종 규제에 발목이 잡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금융 분야에 정보통신기술(ICT) 혁신을 받아들여 기존 금융권을 강하게 자극하고 소비자 편익을 강화하는 것이 인터넷은행 도입 목적인데도 여전히 갈 길은 먼 셈이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제3의 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신청을 다시 받았다. 예비인가 접수 마감 결과 5월 예비인가 획득에 실패했던 토스뱅크, 중소기업이 모여 만든 소소스마트뱅크, 파밀리아스뱅크 등 3곳이 참여를 결정했다. 그나마 인가 가능성이 높은 후보는 토스뱅크 한 곳으로 평가되고 있다. 네이버, 인터파크 등 금융당국 입장에서 참여를 기대했고, 한때 관심을 보였던 ICT 분야 ‘대어’들은 인터넷은행 사업을 외면하고 있다. ICT기업 고위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이 외면받고 있는 주된 이유는 정부의 강한 규제 탓”이라며 “카카오와 KT가 금융회사 대주주 자격을 엄격히 규정하고 있는 적격성 규제로 인해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대주주로 올라서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진출 생각을 접는 곳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행 인터넷은행 특별법에 따르면 ICT 회사가 인터넷은행 최대 주주가 되려면 공정거래법 등의 위반으로 벌금형 이상 형사 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 KT는 2016년 지하철 광고 담합 혐의로 벌금형을 받은 게 문제가 됐다. 카카오 역시 자회사인 카카오M의 공정거래법 위반 전력 때문에 증자가 늦어졌다. 특히 국내 1호 인터넷은행 케이뱅크의 상황은 심각하다. KT에 대한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중단되면서 제때 증자가 이뤄지지 않아 사업 자체가 위기에 처해 있다.

이처럼 대주주 적격성 규제가 살아 있는 한 ICT 기업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기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가령 네이버가 국내와 달리 일본, 대만, 홍콩 등에서 인터넷은행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에 대해 대주주 적격성 규제 말고는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 한국을 제외하곤 해외에서 특정 법률 위반을 대주주 결격 사유로 삼는 사례가 없기 때문이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
유회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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