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방법 변경 해명 어불성설”
“反시장 고용정책 수정 불가피”
올해 비정규직이 1년 전보다 87만 명 늘어나 사상 최고치로 급증하고, 동시에 정규직도 35만 명 줄어들면서 정부 고용정책에 ‘대참사’가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경기 부진,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주 52 시간제 도입, 재정을 투입한 단기 일자리 창출 등 정부가 친(親)노동, 반(反)시장 정책을 펼친 결과로 정부의 고용 정책 전반에 대대적인 수정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30일 “비정규직 증가는 전반적으로 생산성과 연계되지 않은 임금 구조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급격히 인상한 최저임금과 근로시간 단축 등 노동비용이 급증한 영향 때문”이라며 “경제가 성장하고 있거나 노동비용 자체가 크지 않을 때는 기업이 정규직을 뽑아도 문제가 덜 되지만, 노동비용이 큰 상황에서 기업은 정규직을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 펼쳐진 결과”라고 말했다.
통계청이 전날 발표한 ‘경제활동 인구조사 근로 형태별 부가조사 결과’에서 정부가 공기업과 공공기관들에 정규직 전환을 압박하고 대대적으로 독려한 것까지 고려하면 최근 1년 사이 비정규직이 전년 대비 약 24배(3만 명→87만 명)로 늘어난 것은 매우 이례적인 결과다. 문재인 대통령이 비정규직을 줄여 고용의 질 개선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으나, 고용 시장에서는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온 것이다. “국제노동기구(ILO) 기준에 따른 조사 방법의 변경으로 그동안 포착되지 않았던 기간제 근로자가 늘어났다”는 통계청 해명에 대해 유경준(전 통계청장) 한국기술교육대 경제학과 교수는 “확인이 되지 않는 주장”이라며 “조사 방식의 변경 때문이 아니라 경기가 안 좋고, 구조조정이 있었고, 최저임금이 급등해 비정규직이 늘어난 것으로 해석하는 게 맞는다”고 지적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도 “정부가 일자리 창출에 양과 질을 모두 높이겠다는 고용 정책은 경제 상황이 좋은 상황이나 기업이 감내할 수 있을 때 가능하다”며 “정부의 고용 정책이 기업 투자를 가로막는 불필요한 규제를 풀고, 노동정책도 중소기업인과 비정규직자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방향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민철 기자 mindo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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