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광교신도시 광교역 인근 건물에 파격적인 할인 조건까지 내건 상가임대 안내문이 곳곳에 붙어 있다.
경기 광교신도시 역세권 상가 가보니 1층부터 ‘공실’
‘임대료 할인’ 현수막만 즐비 “대학가인데도 점심장사 포기 업종전환에 투자할 돈도 없어” 식당 상당수 저녁때만 문 열어 손님없는 카페 직원들도 민망
“적자가 계속 쌓이고 있어요. 이제 와서 취업할 곳도 없고…. 업종 전환에 투자할 돈도 없으니 그저 울며 겨자 먹기로 문을 열고 있죠.”
29일 오후 찾은 경기 수원시 영통구 광교신도시 광교역 인근 육류 전문 식당. 김모 대표의 한숨과 원망이 섞인 장탄식이 오래 이어졌다. 그는 다니던 중소기업을 그만두고 현재 가게를 열었지만 1년도 지나지 않아 폐업 위기를 맞았다. 김 대표는 “신도시에 대학가 상권이라 기대했는데 점심 장사는 포기해야 하는 수준이고 저녁 장사도 생각했던 것의 절반 정도라 인건비도 건지기 힘들다”며 “대출도 많이 받아 업종 변경이나 지역을 옮기기에는 추가비용이 많이 들고 당장 경력은 단절되고 뚜렷한 기술도 없는데 취업도 꿈꿀 수 없다”고 했다.
광교역 경기대학교 인근 상권에는 입주가 시작된 지 수년이 흘렀지만, 아직도 1층부터 세입자를 찾지 못해 비어 있는 공실과 을씨년스럽게 간판만 남은 폐업한 점포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들어서는 스타벅스 바로 옆에 있는 간식전문점도 지난해 3월 문을 열었지만 1년도 안 돼 문을 닫았다고 한다. 우후죽순 들어선 부동산 업체 옆 빈 상가도 여러 곳이었다. ‘임대료 파격할인’ 등의 현수막, 안내문을 건물 전면에 붙여놓은 건물도 많았다.
이 지역 부동산중개업소에 따르면 경기대역 인근도 임대료를 40%가량 낮춘 곳이 많지만 공실이 줄지 않고 있다. 부동산중개업소의 한 관계자는 “대학생들의 저녁 수요가 있는 이곳이 광교 신도시에서는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라면서 “상가 입주를 절반도 못 채운 법조타운이나 광교 중앙역 인근은 유동인구가 너무 없어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고 말했다.
폐업을 하지 않고 영업을 하는 상점들도 김 대표의 식당과 마찬가지로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주점이 아닌 일반 식당임에도 유동인구가 적은 오후에는 아예 문을 열지 않고 저녁 때만 문을 여는 곳도 상당수였다. 인근 카페 직원은 “보통 커피숍은 점심시간 때가 피크 시간인데 점심 때도 사람이 없는 곳이 많아 직원들이 민망할 정도”라고 말했다.
광교신도시가 자리한 수원과 경기도는 이미 이런 내수침체와 대책 없이 밀려드는 자영업자 증가로 폐업의 악순환 현상이 속출하고 있다. KB금융그룹의 ‘치킨집 현황과 시장여건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수원에서 문을 닫은 치킨집은 지난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898개로 전국에서 2위를 기록했다. 수원은 전국에서 치킨집이 1879개로 가장 많은 지역이다. 경기신용보증재단 관계자는 “영세소상공인들의 대출 수요가 높아짐에 따라 올해 출연금을 1000억 원가량으로 지난해보다 35% 증액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