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매주 회의 열기로 합의
통일·행안부 공무원 등 상주
지난해 개소 이후 180억 투입
수조원 세금 쏟고 몰수·방치된
금강산·개성공단 전철 우려도
30일 통일부가 국회에 제출한 2020년도 정부 예산 계획안에 따르면 통일부는 내년 한 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운영에 64억600만 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통일부는 △남북연락·협력 업무 △남북 공동조사 및 연구지원 △연락·협의 활성화 등에 8억800만 원, 연락사무소의 기본적인 유지·관리에 55억9800만 원 등의 예산이 든다고 산출 근거를 밝혔다. 이는 연락사무소의 기능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됐던 2018년 당시 편성된 올해 운영 예산 82억5400만 원에서 18억4800만 원가량 삭감된 액수다.
하지만 연락사무소가 사실상 기능 마비 상태에 놓였다는 지적을 받는 상황에서 매년 수십억 원의 고정 비용을 지출하는 것은 ‘세금 낭비’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018년 9월 개소 이후 연말까지 4개월간 연락사무소를 통해 327건의 소장 회의와 남북 접촉이 이뤄졌지만, 올 들어 ‘2·28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 결렬 이후 연락사무소 기능은 사실상 마비 상태이기 때문이다. 개소 당시 매주 정례화하기로 합의했던 소장급 회의는 총 19회 개최됐지만, 지난 2월 22일 이후에는 단 한 차례도 개최되지 않았다. 우리 측 소장인 서호 통일부 차관은 취임 이후 북측 소장과 단 한 차례도 얼굴을 맞대지 못했다. 반면 지금까지 연락사무소에 들어간 개보수 비용은 86억2000만 원, 2018년과 2019년 운영비도 각각 16억8000만 원, 82억5400만 원에 달한다. 내년 예산까지 합하면 총 249억여 원이 투입되지만, 사무소는 제 기능을 못하고 있는 셈이다.
또 현재 사무소에는 산림, 보건 등 전문 분야의 접촉면을 넓히겠다는 취지에서 통일부뿐 아니라 문화체육관광부, 산림청 등에서 총 29명의 인력이 파견돼 있지만, 남북 협의는 전무한 상태다. 당장 북한 접경지역인 경기 파주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병한 지난 5월 정부가 연락사무소를 통해 북측에 방역 협력을 제안했지만, 북한은 무응답으로 일관했다. 3월에는 북측이 상주 인원 전원을 철수하겠다고 우리 측에 돌연 통보해 연락사무소가 폐쇄 위기에 놓이기도 했다. 국책 연구기관 관계자는 “연락사무소 설치 이전 판문점 채널을 통해 소통하던 때와 남북 교류협력의 질적, 양적인 측면 모두 달라진 바가 없다”고 지적했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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