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국방장관·연합사령관들 왜‘신중 전환’ 요구하나

“임기내 목표는 핵심요소 아냐
한국군 지휘·통제능력이 중요

북핵 방위·억지능력 유지위해
방위비증대 필요성 수용해야”


전직 국방부 장관 및 한미연합사령관 8명이 30일 문재인 정부가 임기 내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에 한목소리로 우려를 표했다. 일부는 전작권을 전환하더라도 한국군 역량 등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면서 신중한 접근을 당부했다. 특히 이들은 미국이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인상과 한국군의 해외분쟁 지역 파병 등 ‘동맹 청구서’를 잇달아 내밀고 있는 상황에서 전작권 전환이 주한미군 감축·철수나 한·미 동맹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북한 ‘핵 능력’이 변수 = 지난해 11월까지 한미연합사령관으로 재직한 빈센트 브룩스 전 사령관은 이날 주미 특파원 출신 언론인 모임인 한미클럽이 발행한 ‘한미저널 3호’에서 “북핵 문제는 전작권 전환 시점을 판단하는 데 있어 상당한 요소가 될 것”이라며 “한국군이 갖춰야 할 지휘·통제 능력이 중요하지, 문 대통령의 임기 내 전환 계획이 핵심 요소는 아니다”고 말했다. 버웰 벨 전 사령관도 “북한과의 전쟁은 재래식과 핵이 동시에 동원되는 것이 가능한 상황으로, 현재까지 알려진 개념의 ‘전작권 전환’을 지지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특히 벨 전 사령관은 “오직 미국 군사 지휘부만이 핵 역량을 효과적으로 통합할 수 있다”고 말했고, 김태영 전 국방부 장관도 “프로 선수와 아마추어 선수의 차이를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군의 지휘 역량이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2022년 임기 내 전작권 전환은 “현실을 무시하고 자존심만을 중시한” 정책이라는 지적이다.

◇주한미군 감축·철수 촉발할지도 = 2014∼2017년 국방부 장관을 역임한 한민구 전 장관은 “문제는 미국의 대한방위 공약이 전작권 전환 이후에도 차질 없이 이행될 것인가 하는 의구심”이라면서 전작권 전환이 주한미군 감축·철수로 이어질 가능성을 제시했다. 김동신·김태영 전 장관도 “전작권 전환은 미군이 연합작전 시 적용하는 ‘퍼싱 원칙’(미국 건국 이래 타국 군의 지휘를 받은 적이 없다는 원칙)과도 부합되지 않아 주한미군 규모의 감축이나 철수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군사비가 대폭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제임스 서먼 전 사령관은 “북한이 이 지역에 심각한 위협이 되는 한, 신뢰할 만한 방위와 억지 능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증대된 방위 비용이 필요하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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