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용 절전·전기차 충전 등
요금할인제 10개 손질하기로
혜택 줄이면 국민부담 불보듯
에너지전환정책비 전가 논란
한국전력이 11월 내놓는 전기요금 체계 개편안에 1조1000억 원대에 달하는 할인제도 폐지안을 포함키로 하면서 사실상 전기요금 인상 수순을 밟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올 상반기 1조 원에 가까운 영업적자를 낸 데 따른 고육지책으로 해석되는데, 탈(脫)원전을 중심으로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 전환정책에 따른 비용 증가 및 국민 전가 논란이 가열될 전망이다.
30일 한전에 따르면 한전은 다음 달까지 마련할 전기요금 체계 개편안에 현재 운영 중인 한시적 특례 제도를 일몰(日沒·효력 소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전이 운영 중인 특례 할인 제도는 10가지에 이른다. 주택용 필수사용량 보장공제(전기 사용량이 월 200㎾h 이하인 저 소비층에 월 4000원 한도로 요금을 깎아주는 제도), 주택용 절전 할인(직전 2개년 동월 대비 월 10~15% 할인)을 비롯해 전기자동차 충전·에너지저장장치(ESS)·신재생 에너지 할인, 초중고교 냉난방 할인, 도축장·전통시장·미곡종합처리장·천일염 할인 등이다. 지난해 이 같은 특례에 따른 할인 규모만 총 1조1434억 원에 달한다.
김종갑 한전 사장은 이날 한 언론 인터뷰에서 “새로운 특례 할인은 없어야 하고, 현재 진행 중인 한시적 특례도 모두 일몰시키겠다”고 밝혔다. 올해 말로 특례가 끝나는 할인으로는 주택용 절전, 전기차 충전, 전통시장 할인 등이 있다.
김 사장은 인터뷰에서 할인 제도 폐지와 더불어 계절·시간별 요금제 도입, 산업용 경부하(輕負荷 ·전기사용량이 적은 심야 시간) 및 농업용 요금 할인 개편 계획도 밝혔다. 중장기적으로 연료 연동제(전기료에 연료비 변동분을 반영)·도매가격 연동제(전기료에 한전이 실제로 전력을 구매하는 도매가격 변동분을 반영)를 도입하고 전기요금 용도별 원가 공개를 추진하겠다는 의사도 나타냈다.
한전의 이 같은 방침은 올 상반기 9000억 원이 넘는 영업적자를 낸 것을 비롯해 연이은 실적 부진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커졌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문제는 한전이 할인 등 각종 혜택을 줄이면 국민의 전기요금 부담도 그만큼 늘어난다는 점이다. 요금인상에 따른 반발과 함께 원전 등 기존 에너지원보다 값비싼 신재생 에너지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도 커질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개편안이 산업통상자원부 전기위원회와 기획재정부 최종 승인을 거쳐 내년 상반기 확정되는 점을 들어 정부가 의도적으로 내년 4월 국회의원 총선거 후로 발표를 미룬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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