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9일 92세로 별세한 모친 강한옥 여사와 생전에 부산의 변호사 사무실에서 함께 촬영한 기념사진.  문재인 대통령 공식 블로그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92세로 별세한 모친 강한옥 여사와 생전에 부산의 변호사 사무실에서 함께 촬영한 기념사진. 문재인 대통령 공식 블로그 제공

- 문재인 대통령 모친 강한옥 여사 별세… 내일 장례미사

“제가 정치의 길로 들어선 이후
마지막까지 가슴 졸이셨을 것
슬픔 나눠주신 국민께 감사”

가족·친지 외 조문 일절 사절
조화도 거부 조문객 발길 돌려


이틀째 모친 강한옥 여사의 빈소를 지킨 문재인 대통령은 30일 오전 “당신이 믿으신 대로 하늘나라에서 아버지를 다시 만나 영원한 안식과 행복을 누리시길 기도한다”는 애도의 글을 남겼다. 가족장으로 치르겠다는 문 대통령과 유가족의 의지가 반영돼 빈소가 마련된 부산교구 주교좌성당 남천성당에는 고인의 친인척과 성당 신자들만 출입이 이뤄지고 있다.

◇문 대통령의 간절한 사모곡, “불효가 훨씬 많았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남긴 글에서 “저희 어머니가 소천하셨다. 다행히 편안한 얼굴로 마지막 떠나시는 모습을 저와 가족들이 지킬 수 있었다”며 “평생 돌아갈 수 없는 고향을 그리워하셨고, 이 땅의 모든 어머니들처럼 고생도 하셨지만 ‘그래도 행복했다’는 말을 남기셨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41년 전 아버지가 먼저 세상을 떠나신 후 자식들만 바라보며 사셨는데, 제가 때때로 기쁨과 영광을 드렸을지 몰라도 불효가 훨씬 많았다”며 “특히 제가 정치의 길로 들어선 후로는 평온하지 않은 정치의 한복판에 제가 서 있는 것을 보면서 마지막까지 가슴을 졸이셨을 것”이라고 회고했다. 이어 “마지막 이별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자주 찾아뵙지도 못했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지난 26일 노환으로 부산 시내 한 병원에 입원한 고인을 문병한 데 이어, 29일에는 오후 일정을 마무리한 뒤 헬기를 타고 병원을 찾아 임종을 지켜봤다.

◇가족장에 문 대통령은 위령 기도에 참석 = 문 대통령은 “어머님의 신앙에 따라 천주교 의식으로 가족과 친지끼리 장례를 치르려고 한다”며 “많은 분의 조의를 마음으로만 받는 것을 널리 이해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슬픔을 나눠주신 국민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청와대와 정부, 정치권에서도 조문을 오지 마시고 평소와 다름없이 국정을 살펴주실 것을 부탁드리겠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특별휴가를 내고 빈소를 지키고 있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행정안전부 등에 따르면 헌정 사상 최초인 대통령의 부모상(喪)과 관련, 정부의 장례 예규나 절차는 별도로 정해진 게 없다. 티모테오 세례명을 갖고 있는 천주교 신자인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수녀들과 새벽 미사를 참례한 신자들이 천주교의 장례 기도인 연도를 두 차례 할 때 함께 자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인의 장례는 3일장으로 치러지며, 31일 오전 남천성당에서 장례미사를 치른 뒤 경남 양산에 있는 부산교구 하늘공원에 묻힌다.

◇총리 조화도 거부, 종교 지도자·야권 인사는 조문 = 문 대통령이 ‘가족장’을 엄수하면서 주요 인사들도 조문을 왔다가 발길을 돌려야 했다. 이날 오전 김부겸 전 행안부 장관이 조문왔다가 돌아갔고, 전날 밤늦게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도 입구에서 발을 돌려야 했다. ‘이낙연 국무총리와 국무위원 일동’ 명의의 조화도 성당에 도착했지만, 문 대통령 측이 돌려보냈다. 이날 오전 성당 인근에는 조문하겠다는 일반 시민들의 발길도 이어졌지만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단 천주교 부산교구장인 손삼석 주교와 7대 종단 대표는 이날 오전 조문했다. 문 대통령의 ‘멘토’인 송기인 신부도 이날 빈소를 찾았다. 총리실은 이 총리가 이날 오후 조문을 위해 남천성당을 찾을 것이라고 공지했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도 부인 민혜경 여사와 조문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등 야당 대표들도 이날 오후 빈소를 찾을 예정이다.

부산=유민환 기자 yoogiz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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