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예진)와 남편은 올해1월에 처음 만나 10월에 결혼식을 올렸어요. 첫 만남부터 결혼까지 1년이 채 안 걸린 셈이죠.
저희는 소개팅으로 만났어요. 저와 친한 직장 동료가 남편과 소개팅 자리를 주선해줬어요. 다만 주선자인 동료는 소개팅에 앞서 저에게 미리 경고(?)했어요. ‘모 아니면 도’일 거 같다고요. 외향적이고 활달한 제 성격과 달리 남편은 내성적이고 차분해요. 저희 두 사람 성격이 정반대라는 걸 알고 있는 주선자는 소개팅 결과가 모 아니면 도일 거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고 해요.
주선자 말대로 소개팅 자리에서 만난 남편은 저와 다른 사람이었어요. 수줍음도 많아 보였고, 저를 제대로 쳐다보지 못할 만큼 부끄러워하는 게 느껴졌어요. 그 와중에도 남편은 시켜놓은 음식을 엄청 잘 먹었어요. 이에 질세라 저 역시 음식을 흡입했다는 표현이 어울릴 만큼 잘 먹었어요. 둘 다 음식을 잘 먹으니까 불길한 생각도 들더라고요. 보통 잘 보이고 싶은 사람 앞에선 음식을 깨작깨작 먹잖아요. 제가 마음에 안 들어서 배라도 채우고 가자는 마음이 아닌지 불길하더라고요.
다행히 그게 아니었어요. 남편은 처음 만난 날 저에게 진지하게 만나보고 싶다고 고백했어요. 사실 제가 만나 본 남편은 쉽게 고백하는 성격이 아니에요. 남편은 저를 보자마자 ‘이 사람과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대요.
왜 소개팅 날 제가 음식을 그렇게 잘 먹었는지 남편과 연애해보니 알겠더라고요. 혼자 있을 때보다 남편과 둘이 있을 때 더 편하거든요. 1년도 채 안 만나고 일찍 결혼한 이유이기도 해요. 저희 만남은 ‘도’가 아닌 ‘모’였어요.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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