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先수출규제철회’ 고수
‘3국 협력 강조’ 美만 자극해
韓외교‘사면초가’상태 빠져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서도
이렇다할 대응논리 찾지못해
이념중심·남북관계 올인‘문제’
오는 11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만료,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 등 양대 외교안보 현안이 예정돼 있지만, 문재인 정부가 사안별로 소극적 대응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안보의 근간인 한·미 동맹 및 한·미·일 3각 협력을 뒤흔드는 사안임에도 불구, 문재인 정부가 미·일과 ‘윈·윈’하는 대전략 없이 남북관계 개선이라는 이념적 사고에 매몰돼 단기 대응에만 급급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양대 현안에 이렇다 할 대응전략 없는 정부 = 11월 22일 만료 시한을 앞둔 지소미아 종료가 대표적 사례로, 정부는 ‘일본의 대한 수출 규제 조치가 철회되면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철회할 수 있다’는 기존 입장만 반복하고 있다. 일본 역시 입장 변화가 없는 상태에서 정부의 이른 지소미아 종료 결정이 되레 동맹국인 미국만 자극하면서 한국 외교를 ‘사면초가’로 만들었다는 게 외교가의 대체적 평가다. 특히 미국은 한국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으로 중국과 북한을 겨냥한 한·미·일 3각 협력뿐 아니라 인도·태평양 전략 추진에도 차질이 빚어졌다고 보고 있다.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정에 대한 정부의 협상 전략도 단기적 대응 차원에 머물고 있다. 50억 달러(약 5조8000억 원)에 달하는 미국의 분담 요구에도 이렇다 할 대응 논리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우정엽 세종연구소 미국연구센터장은 “미국이 한·일 관계를 적극적으로 중재했다가 먹히지 않으면 미국의 영향력만 약화되는 꼴이라는 생각이 워싱턴 정가에 강하게 펴져 있다”며 “특히 지소미아는 한·일 간의 문제를 넘어 미국의 동아시아 전략과 한·미 동맹에 지대한 영향을 주는 사안이라고 보고 한국을 압박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념 중심 사고와 남북관계 ‘올인’이 원인 = 이에 따라 문재인 정부가 11월 양대 현안에 대한 외교적 해결이 코앞에 다가왔지만, 큰 틀에서 협상 전략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비등해지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협상을 앞두고 수차례 “한국은 우리를 심하게 이용해 온 나라(A major abuser)”라는 발언까지 했지만,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인식을 전혀 바꾸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오는 11월 3∼5일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3(한·중·일) 정상회의 등 다자회의에서 외교적 해법을 찾지 못한다면 양대 현안이 한·미 동맹에 근본적 변화를 촉발하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문재인 정부의 친북적 경향과 자국 중심주의 기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미·일 양국으로부터 강한 압박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미국 내에서는 문재인 정부가 한·미 동맹 강화를 표방하면서도 막상 행동을 보면 한·미 동맹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적어 보인다는 평가가 많다”고 말했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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