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 이렇게 맛있는 냄새가 날까….’
기나긴 비행시간, 영상이나 책을 보며 지루함을 달래던 승객들도 음식 향이 풍겨오면 대부분 반가운 표정으로 목을 빼고 기대감을 나타낸다. 이런 걸 보면 비행기 여행의 묘미는 역시나 기내식인 듯싶다.
1998년 아시아계 항공사 최초로 ‘기내식의 오스카상’이라고 불리던 머큐리상 대상을 받은 대한항공의 비빔밥은 20년 넘게 그 명성을 이어오고 있다. 마이클 잭슨이 최초로 내한했을 때 기내에서 비빔밥을 먹고 그 맛에 매료돼 체류 기간 내내 비빔밥만 먹었다는 이야기는 유명하다. 승무원들도 한식의 여러 메뉴를 기내식으로 서비스하면서 한식을 세계에 알리고 있다는 자부심을 자주 느낀다.
기내식 역사는 1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19년 10월 11일 영국의 한 항공사가 과일과 샌드위치, 초콜릿으로 구성된 도시락을 3실링에 판매한 게 최초다. 최상류층만 항공 여행이 가능하던 시절이었다. 승객 좌석 8석이 전부인 한정된 공간에서 무언가를 사 먹는다는 자체가 파격적인 시도였으며 그 반응이 매우 뜨거웠다고 한다. 1928년 루프트한자 항공이 기내에 최초로 ‘갤리(Galley)’라고 부르는 주방을 갖추며 지금의 우리에게 익숙한 따뜻한 기내식의 지평이 열렸다. 1946년 기내에 오븐이 최초로 장착되면서 기내식은 한층 성장했다. 이 시절에는 좌석 등급제가 도입되기 전이어서 2층짜리 비행기일 경우 2층은 휴식공간, 1층은 고급 식사공간으로 꾸며졌다고 한다. 사진을 보면 이 식사 공간에는 실제 하얀 식탁보에 반짝이는 은 식기들이 놓여 있고 송로버섯, 철갑상어 알, 푸아그라 등 최고급 식재료로 완성한 요리와 함께 크리스털 잔에는 돔 페리뇽 같은 고급 샴페인이 채워져 있어 정말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로 호화스럽다.
이후 1955년 좌석 등급제가 등장하며 기내식을 지금처럼 제자리에서 카트로 서비스 받는 시대가 시작됐다. 우리나라에서는 1969년 당사가 국제선 운항을 시작하며 기내식을 최초로 선보였다. 서양 기내식을 벗어나야 한다는 사명감에 비로소 비빔밥이 탄생했다. 그 노력은 낙지 덮밥, 불고기, 된장 비빔밥, 떡갈비 등 개발로 이어졌다. 2006년에는 비빔국수로 또 한 번 머큐리상을 받았다.
약 2년 전 성함을 밝히긴 곤란하지만, 미국 전직 대통령 영부인을 직접 뵙는 영광스러운 기회가 있었다. 기내식 서비스 때 그분은 한식 정찬 요리를 선택했다. 코스마다 제공되는 요리를 허투루 넘기지 않고 하나하나 질문하며 눈과 입으로 행복하게 음미했다. 휴대전화로 인증 사진도 찍으면서 ‘원더풀’ 감탄사를 쏟아내던 모습은 내 비행사에 자랑스러운 한 페이지로 오래도록 기록될 것이다.
3만 피트 상공에서 먹을 수 있는 기내식 한 그릇에는 그 여행을 추억하게 하는 힘이 스며들어 있다. 청정지역에서 생산된 신선하고 건강한 식재료를 고객에게 대접하고자 하는 정성스러운 마음, 스타 요리사와의 협업 등으로 고품격 메뉴를 개발해 고객들을 만족시키기 위한 노력은 여러모로 계속될 것이다. 제3의 머큐리상 주인공의 탄생을 기대해 본다.
대한항공 승무원
기나긴 비행시간, 영상이나 책을 보며 지루함을 달래던 승객들도 음식 향이 풍겨오면 대부분 반가운 표정으로 목을 빼고 기대감을 나타낸다. 이런 걸 보면 비행기 여행의 묘미는 역시나 기내식인 듯싶다.
1998년 아시아계 항공사 최초로 ‘기내식의 오스카상’이라고 불리던 머큐리상 대상을 받은 대한항공의 비빔밥은 20년 넘게 그 명성을 이어오고 있다. 마이클 잭슨이 최초로 내한했을 때 기내에서 비빔밥을 먹고 그 맛에 매료돼 체류 기간 내내 비빔밥만 먹었다는 이야기는 유명하다. 승무원들도 한식의 여러 메뉴를 기내식으로 서비스하면서 한식을 세계에 알리고 있다는 자부심을 자주 느낀다.
기내식 역사는 1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19년 10월 11일 영국의 한 항공사가 과일과 샌드위치, 초콜릿으로 구성된 도시락을 3실링에 판매한 게 최초다. 최상류층만 항공 여행이 가능하던 시절이었다. 승객 좌석 8석이 전부인 한정된 공간에서 무언가를 사 먹는다는 자체가 파격적인 시도였으며 그 반응이 매우 뜨거웠다고 한다. 1928년 루프트한자 항공이 기내에 최초로 ‘갤리(Galley)’라고 부르는 주방을 갖추며 지금의 우리에게 익숙한 따뜻한 기내식의 지평이 열렸다. 1946년 기내에 오븐이 최초로 장착되면서 기내식은 한층 성장했다. 이 시절에는 좌석 등급제가 도입되기 전이어서 2층짜리 비행기일 경우 2층은 휴식공간, 1층은 고급 식사공간으로 꾸며졌다고 한다. 사진을 보면 이 식사 공간에는 실제 하얀 식탁보에 반짝이는 은 식기들이 놓여 있고 송로버섯, 철갑상어 알, 푸아그라 등 최고급 식재료로 완성한 요리와 함께 크리스털 잔에는 돔 페리뇽 같은 고급 샴페인이 채워져 있어 정말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로 호화스럽다.
이후 1955년 좌석 등급제가 등장하며 기내식을 지금처럼 제자리에서 카트로 서비스 받는 시대가 시작됐다. 우리나라에서는 1969년 당사가 국제선 운항을 시작하며 기내식을 최초로 선보였다. 서양 기내식을 벗어나야 한다는 사명감에 비로소 비빔밥이 탄생했다. 그 노력은 낙지 덮밥, 불고기, 된장 비빔밥, 떡갈비 등 개발로 이어졌다. 2006년에는 비빔국수로 또 한 번 머큐리상을 받았다.
약 2년 전 성함을 밝히긴 곤란하지만, 미국 전직 대통령 영부인을 직접 뵙는 영광스러운 기회가 있었다. 기내식 서비스 때 그분은 한식 정찬 요리를 선택했다. 코스마다 제공되는 요리를 허투루 넘기지 않고 하나하나 질문하며 눈과 입으로 행복하게 음미했다. 휴대전화로 인증 사진도 찍으면서 ‘원더풀’ 감탄사를 쏟아내던 모습은 내 비행사에 자랑스러운 한 페이지로 오래도록 기록될 것이다.
3만 피트 상공에서 먹을 수 있는 기내식 한 그릇에는 그 여행을 추억하게 하는 힘이 스며들어 있다. 청정지역에서 생산된 신선하고 건강한 식재료를 고객에게 대접하고자 하는 정성스러운 마음, 스타 요리사와의 협업 등으로 고품격 메뉴를 개발해 고객들을 만족시키기 위한 노력은 여러모로 계속될 것이다. 제3의 머큐리상 주인공의 탄생을 기대해 본다.
대한항공 승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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