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절차 진행에 지지율 하락
일부 공화당 상원의원들 위해
선거자금 모금 등 내부 단속
상당한 경제성과 내세우지만
호황 내년까지 갈지는 미지수
- 민주당 주요 후보들
바이든, 아들 의혹 확산 타격
워런, 급진적 공약 탓에 난항
78세 샌더스 건강문제 걸림돌
3人 모두가 건강보험 승부수
워런·샌더스는 “全국민”주장
미국의 다음 대통령을 결정하는 대선일(2020년 11월 3일)이 1년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지, 민주당이 정권을 되찾았을지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재선을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가장 큰 변수는 민주당이 장악한 하원의 우크라이나 외압 의혹 관련 탄핵조사다. 민주당은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엘리자베스 워런(매사추세츠) 상원의원, 버니 샌더스(무소속·버몬트) 상원의원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가상 양자대결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세 사람 모두 결정적인 파괴력이 없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
◇탄핵위기에 빠진 트럼프 대통령… 승부수는 경제 성과 =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 25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군사 원조를 ‘퀴드 프로 쿼’(quid pro quo·대가)로 민주당 대선 유력 주자인 바이든 전 부통령과 아들 헌터에 대한 조사를 하도록 압박했다는 내부고발자의 고발장이 9월 공개되면서 재선 가도에 빨간 불이 들어왔다. 그동안 탄핵이 공화당 지지층 결집을 불러올 수 있음을 우려해 소극적이었던 민주당 1인자 낸시 펠로시(캘리포니아) 하원 의장이 9월 24일 공식적인 탄핵조사 절차 개시를 선언하면서다. 트럼프 대통령의 참모들은 백악관의 지시를 거부하고 줄줄이 하원 비공개 청문회에 참석해 불리한 증언을 하고 있다. 이로 인해 탄핵 조사가 진행될수록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여론이 높아지고, 지지율은 하락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론 악화로 공화당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내년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상원의원 선거에서 의원직 수성이 불투명한 공화당 상원들을 위한 선거자금 대리 모금에 나서는 등 내부 단속에 들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권자를 상대로는 경제 성과를 승부수로 삼고 있다. 좌충우돌 중인 외교와 달리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 분야에서는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9월 실업률은 3.5%로 전월(3.7%) 대비 0.2%포인트 감소했다. 이는 1969년 12월 이래 약 50년 만에 최저치 수준이다. 취업을 원하는 거의 모든 노동자가 일자리를 갖는 사실상 완전고용 수준에 도달했다는 평가다. 세계 3대 신용평가사 중 한 곳인 무디스는 미 대선 전망보고서에서 △소비자 심리 △주가지수 △실업률 등 3가지 모델 모두 현 수준의 경제 성과가 이어지면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일 트위터를 통해 역대 최고 경제 성과, 최저 실업률이라며 자랑하는 이유다. 다만 이러한 성과가 내년 대선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달 15일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2%에서 3.0%로 낮췄다. IMF는 미국의 경우 올해 2.4%의 성장을 이루겠지만 내년에는 성장률이 2.1%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공약으로 제시했던 3.0%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줄줄이 약점 드러내는 민주당 주요 후보들… 승부수는 의료보험 개혁 = 탄핵 위기로 트럼프 대통령이 흔들리는 상황이지만 민주당도 웃을 수만은 없는 처지다. 유력 후보로 꼽히는 바이든 전 부통령과 워런 의원, 샌더스 의원 등 3인방 모두 약점을 노출해 본선 경쟁력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경선 초반 가장 유력한 후보로 평가됐던 바이든 전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외압 의혹이 자신과 아들의 권력형 비리 의혹으로 확산하면서 타격을 입었다. 워런 의원은 최저임금 2배 인상, 부유세 신설 등 급진적인 공약 탓에 돈줄을 쥔 월가가 반대 목소리를 내면서 본선 경쟁력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CNBC 등에 따르면 ‘헤지펀드 대부’로 불리는 리언 커퍼먼은 워런 의원의 급진적 공약을 비판하는 서한을 보냈으며, ‘헤지펀드의 왕’으로 불리는 스티브 코언은 한 콘퍼런스에서 워런 의원 대선 승리 시 주가는 25% 폭락하고, 미국 성장률은 1%로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샌더스 의원은 78세로 현재 대선 후보들 중 최고령인 데다 1일 심근경색 진단을 받으며 건강 문제가 걸림돌이 된 상태다. 폴리티코와 모닝컨설트 공동조사에 따르면 지난 6월 트럼프 대통령과 양자대결에서 11%포인트 앞섰던 바이든 전 부통령은 10월 조사에서 격차가 5%포인트로 줄었다. 샌더스 의원도 앞서고는 있지만 격차가 10%포인트에서 2%포인트로 줄었다. 워런 의원은 6월에 이어 10월에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여전히 1%포인트 뒤졌다.
민주당은 후보별로 적용 범위에서 다소 차이가 있지만 건강 보험 문제를 이번 대선의 승부수로 가져가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해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트럼프 대통령의 오바마케어(전국민건강보험법) 폐지 주장에 오바마케어 보호로 맞서 하원을 탈환한 사실을 지적하면서 건강보험 문제가 민주당에 ‘유망한(promising) 이슈’라고 평가했다. 워런 의원과 샌더스 의원은 오바마케어에서 더 나아가 전 국민이 정부보험에 들어가는 ‘메디케어 포 올(Medicare For All)’을 주장하고 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오바마케어를 유지하면서 이를 확대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다만 이 두 가지 안 모두 현재보다 많은 정부 재정이 들어가게 돼 세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점이 약점이다.
◇대선 승부를 가를 4개 주 주목 = 미 언론들은 2020년 대선 승리의 승부처로 스윙스테이트(경합주) 중에서 러스트벨트(쇠락한 북동부 공업지대)에 속하는 펜실베이니아와 미시간, 위스콘신 등 3개 주, 그리고 대선 승자에게 거의 항상 승리를 안겨줬던 플로리다를 꼽고 있다. 펜실베이니아와 미시간, 위스콘신 등 3개 주는 1992년부터 2012년까지 20년간 치러진 6차례 대선에서 모두 민주당 후보가 승리했던 ‘파란 장벽’(Blue Wall·민주당 지지가 견고한 지역) 18개 주 중 일부였지만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선택했다. 민주당으로서는 선거인단 46명이 달린 이 3개 주를 되찾아야 승산이 있다. 캘리포니아(55명)와 텍사스(38명) 다음으로 많은 29명의 선거인단이 걸린 플로리다는 1972년부터 2016년까지의 대선 중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승리했던 1992년을 제외한 모든 선거에서 대선 승자를 선택했던 주다. 악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은 이들 4개 주에 막대한 광고료를 쏟아붓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김석 특파원 suk@munhwa.com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