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시 펠로시(오른쪽) 미국 하원의장이 31일 워싱턴DC 의사당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조사 절차를 공식화하는 결의안 표결을 진행하고 있다. 결의안은 찬성 232표, 반대 196표로 가결됐다 .  EPA 연합뉴스
낸시 펠로시(오른쪽) 미국 하원의장이 31일 워싱턴DC 의사당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조사 절차를 공식화하는 결의안 표결을 진행하고 있다. 결의안은 찬성 232표, 반대 196표로 가결됐다 . EPA 연합뉴스
美하원, 탄핵조사 결의안 통과

트럼프 “美 최악의 마녀사냥”
백악관 “불공정·위법적” 비판
민주, 정당성 내세워 공세강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탄핵조사를 놓고 여야 간 기싸움이 가열되고 있다. 민주당과 공화당 의원들이 당 지도부 지시에 따라 탄핵조사 결의안에 당론으로 투표하면서 이탈표는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표결 직후 트위터를 통해 “미국 역사상 가장 큰 마녀사냥!”이라고 거세게 비난했다.

31일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등에 따르면 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외압 의혹과 관련한 탄핵조사 절차를 공식화하는 결의안을 찬성 232표, 반대 196표로 통과시켰다. 4명은 기권했다. 공화당 의원들은 기권한 3명을 제외한 194명이 모두 반대표를 던졌다. 민주당의 경우 1명이 기권했고 공화당이 강세인 지역구를 둔 두 명의 의원이 반대했다. 나머지 231명은 찬성에 표결했다.

이날 결의안이 통과된 직후 스테퍼니 그리셤 백악관 대변인은 민주당을 비판하는 성명을 냈다. 백악관은 “대통령은 아무 잘못이 없고 민주당도 이를 안다”며 탄핵조사 절차가 “대통령을 파괴하려는 뻔뻔스러운 편파적 시도”라고 비난했다. 이어 “민주당은 행정부에 방어할 기회도 주지 않고 판결을 내리길 원한다”며 “이는 불공정하고 위법적이며 근본적으로 비미국적”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탄핵 사기가 우리 증시를 해치고 있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는 민주당은 신경 쓰지 않는다”고 반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공화당 상원의원들 선거자금 모금 지원에 나서며 탄핵 표결에 대비하기도 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운동본부는 트럼프 대통령은 물론 공화당 상원의원 코리 가드너(콜로라도)와 조니 언스트(아이오와), 톰 틸리스(노스캐롤라이나)에게 나눠 기부해달라는 이메일을 널리 뿌렸다. 탄핵 반대 결의안을 지지하는 세 의원이 2020년 상원의원 당선이 불투명한 상황이라 대리 모금에 나서준 셈이다. 이메일에는 “만약 강력한 자금 규모를 달성하지 못하면 대통령을 이 근거 없는 탄핵 마녀사냥에서 지켜낼 수 없을 것”이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하원에서 통과된 결의안은 현재 진행 중인 탄핵조사 절차를 보다 명확히 규정하고 공개 청문회 개최 및 증인의 증언 공개 등을 할 수 있는 근거, 탄핵안 초안 작성을 위한 개략적인 절차 등을 담고 있다. 이번 결의안 통과를 근거로 민주당은 탄핵조사의 정당성을 주장하며 공세를 더 강화할 전망이다.

정유정 기자 utoori@munhwa.com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