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기중앙회 300곳 조사

금리 높고 요구 서류 많아
업체들 기피하며 미스매칭
규제개선 건의에도 소극적
“용처·용도 관리감독 필요”


정부가 세금으로 창업 또는 운영 중인 중소기업에 자금을 지원해주는 중소기업 정책자금이 종류와 금액은 많은데도 실제 기업현장에서는 ‘쓰기 어렵다’는 원성이 높다. 일자리처럼 ‘미스 매칭’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현장의 기업인과 전문가들은 “중소기업 정책자금의 효과를 보려면 제대로 지원될 곳에 지원되는지, 잘 쓰이고 있는지 등 관리감독을 더욱 철저히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1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중소기업 정책자금 집행기관은 중기부 산하인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상 융자)과 기술보증기금(보증) 등을 포함해 모두 5개다. 이중 중진공은 창업기업자금 등 6개 자금에 올해 예산만 4조2280억 원이 책정됐고, 소진공은 3개 자금에 올해 2조1945억 원의 예산이 편성돼 있다. 두 기관을 합친 융자액만 6조4225억 원에 달한다.

하지만 중소기업중앙회가 조사한 ‘2018년 중소기업 금융이용 및 애로실태’(300개 기업 복수응답)를 보면 금융기관(중진공 등 포함)을 통한 자금조달 시 ‘애로사항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53.8%로 절반을 넘어섰다. 이 조사는 매년 실시하는데, 이 비율은 큰 변화가 없다.

특히 애로사항으로 ‘높은 대출금리’(26.9%)와 ‘과도한 서류제출 요구’(12.8%)가 가장 많았다. 정책자금 종류가 다양하고 금액도 많지만, 정작 정책자금 지원이 필요한 기업들은 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중진공 정책자금의 경우 올해 4분기 2.15%의 기준금리를 적용하고 있지만, 여기에 기업 신용도 등을 감안한 최고금리(2.65%p), 우대사항 등을 적용한 최저금리(1.85%p)가 더해진다. 이에 따라 실제 최고금리는 4.8%, 최저금리는 4.0%가 된다. 전국은행연합회는 시중은행의 3분기 중소기업 평균대출 금리가 5.31∼3.17%였다고 밝혔다.

또 대출 필요서류는 중진공이 집행하는 정책자금의 경우 △사전상담시(자가진단표 등) 6종 △융자신청시(최근 1년간 부가가치세과세표준증명원 등) 2종 △현장 실태조사시(주주 명부) 5종 등 모두 13종에 이른다. 민간의 한 평가위원은 “정부 입장에서 이것도 문제 될 거 같고, 저것도 문제 될 거 같다고 생각하는지, 요구하는 서류들이 상당히 많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중소기업인은 “심사와 서류만 까다롭게 하지 말고 정말 자금을 투입하면 잘 될 기업인지, 자금을 따내기 위한 ‘무늬만’ 그럴듯한 기업인지 사전 사후 관리감독을 더욱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기중앙회가 지난해 정부 등 기관에 금융관련 41개 건의과제를 냈지만, 수용된 것은 ‘일부 반영’ 11개에 그쳤다. 정부가 금융규제를 푸는 데는 여전히 소극적인 것이다.

김윤림 기자 bestman@munhwa.com
김윤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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