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로워하는 손흥민 [EPA=연합뉴스]
괴로워하는 손흥민 [EPA=연합뉴스]
에버턴 고메스 발목 골절 부상
손흥민, 자책감에 울며 퇴장
상대팀 선수들도 SON 위로
에버턴감독 “악의 100% 없어”
포체티노 “손 충격 치료 최선”

손, 3호 도움… 에버턴과 1-1


손흥민(27·토트넘 홋스퍼)이 오열했다. 자신의 백태클로 인해 상대 선수의 발목이 골절됐기 때문. 충격에 빠진 손흥민은 두 손으로 머리와 얼굴을 감쌌고, 굵디굵은 눈물은 그치지 않았다.

4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리버풀 구디슨 파크에서 열린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에버턴의 경기. 후반 33분 악몽이 시작됐다. 에버턴의 역습 상황. 손흥민은 에버턴의 공격을 지연하기 위해 뛰었고, 안드레 고메스를 추격하다 백태클을 시도했다.

손흥민의 태클에 발이 걸린 고메스는 넘어지면서 토트넘 수비수 세르주 오리에와 부딪혔고 이 과정에서 고메스의 오른발목이 심하게 꺾였다.

고메스는 그라운드에 누워 극심한 고통을 호소했다. 고메스는 10여 분간 일어나지 못했고 들것에 실려 나간 뒤 구급차를 타고 병원으로 이동했다. 고메스는 5일 수술대에 오른다. 고메스는 2017년 3월 아일랜드대표팀에서 다리를 다쳐 10개월의 재활과정을 거쳤다.

손흥민은 고메스의 부상 상태가 심각하다는 걸 알고 난 뒤 자책감에 울먹였다. 오리에는 연신 하늘을 바라보며 기도했다. 애초 주심은 손흥민을 향해 옐로카드를 꺼냈지만, 비디오판독(VAR) 후 레드카드를 꺼냈다. 손흥민은 괴로워하며 계속 눈물을 흘렸다. 에버턴 골키퍼 조던 픽퍼드와 공격수 센크 토순은 손흥민의 어깨를 두드렸다. 그러나 손흥민은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할 만큼 혼란스러웠고, 스태프의 부축을 받으면서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손흥민이 퇴장당한 건 올 시즌 처음이자 올해 5월 4일 열린 지난 시즌 본머스와의 경기에 이어 2번째다.

예기치 못한 최악의 상황. 토트넘의 델레 알리는 “손흥민은 라커룸에서 경기가 끝났을 때까지 고개를 들지 못한 채 울고 있었다”면서 “손흥민의 잘못이 아니고, 그를 만나면 그가 당신이 만난 사람 중 가장 좋은 사람이라는 걸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은 “손흥민은 망연자실했고 혼란에 빠졌다”면서 “우리에겐 최고의 심리치료사와 재활치료사, 의사들이 있으니 손흥민이 충격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최대한 돕겠다”고 강조했다.

에버턴은 주전을 잃었다. 하지만 에버턴은 자책감 탓에 공황상태에 빠진 손흥민에게 손을 내밀었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은 “에버턴의 주장인 시무스 콜먼은 경기 직후 토트넘의 라커룸을 찾아와 실의에 빠진 손흥민을 위로했다”면서 “콜먼과 에버턴 선수들이 고맙다”고 강조했다. 마르코 실바 에버턴 감독은 “손흥민이 나쁜 의도로 태클을 한 건 아니라고 100% 확신한다”고 말했다.

포체티노 감독은 손흥민의 퇴장에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포체티노 감독은 “손흥민의 태클 이후가 아닌 그 시점을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흥민의 백태클이 고메스 부상의 직접적인 이유가 아니라는 설명. 실바 감독 역시 “손흥민을 개인적으로 알지 못하지만 그는 훌륭한 선수”라며 “손흥민에게 공정해야 하고, 그를 존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토트넘은 이번 원정 경기에서 1-1로 비겼다. 손흥민은 후반 18분 미드필드 진영에서 에버턴의 패스 실수를 놓치지 않고 가로챈 뒤 알리에게 찔러줬고, 알리가 침착하게 수비수를 제치고 선제득점을 올렸다. 손흥민의 시즌 3호 도움. 하지만 백태클, 고메스의 부상으로 인해 빛이 바랬다. 토트넘은 후반 추가 시간에 토순에게 동점골을 허용했다.

정세영 기자 niners@munhwa.com

관련기사

정세영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