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무부, 印·太전략 보고서 발표

韓 가치공유국가로 3번째 지목
印 전략적 파트너십 중시‘눈길’

中의 남중국해 9단선 비판 등
印·太전략, 中 핵심이익과 충돌
중국 지역패권 막으려는 전략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국 주도로 아시아·태평양 15개국이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을 타결한 4일 인도·태평양지역에 대한 관여를 최우선 순위에 놓는다는 국무부 전략보고서를 발표해 신고립주의 외교 기조 속에서도 대중국 견제 의지를 분명히 했다. 국무부는 미국과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로 호주, 일본에 이어 한국을 세 번째로 거론하고 북한의 핵무기·불법물질 확산, 사이버 위협 등을 당면한 위협으로 꼽았다.

4일 미 국무부가 발표한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공동 목표의 진전’ 제목의 보고서는 중국 패권에 대한 견제 포석 의미가 곳곳에 담겨 있다. 인도·태평양전략 자체가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의 아시아 중심(Pivot to Asia) 전략에서 한 발 더 나가 중국의 지역 패권 강화를 막기 위한 지정학적 포위 전략인 데다 중국 등이 역내 국가들과 무역장벽을 낮춘 RCEP를 타결한 가운데 발표됐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미 국무부 보고서는 처음으로 지난 6월 국방부가 인도·태평양전략 보고서를 내놓은 이후 두 번째다.

특히 중국이 핵심이익이라고 주장하는 내용과 충돌하는 부분이 산재해 있다. 먼저 항행의 자유를 위한 협력을 기술한 대목에서는 남중국해와 관련해 중국을 비롯해 모든 당사국이 무력에 의한 강제 없이 국제법에 따라 평화적으로 분쟁을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중국이 남중국해에 설정한 9단선에 대해 “법적, 역사적, 지리적 근거가 없는 주장이 주변국들에 실질적 부담이 되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이날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미국 정상회의’에서 “중국은 협박을 통해 (남중국해에서) 아세안 국가들의 해양자원 이용을 막으려 한다”며 “이 지역은 새로운 제국주의 시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고 맹비난했다. 또 국무부는 인도·태평양지역에서 가장 시급한 초국가적 위협으로 거론한 사이버 위협과 관련해서도 북한, 러시아 등과 함께 중국을 대표적 악의적 사이버 활동 당사자로 지목했다.

이번 RCEP에 동참하지 않은 인도를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중시한 점도 눈길을 끈다. 특히 미국은 RCEP가 타결된 이날 방콕에서 전통적 맹방으로 꼽히는 호주, 일본과 인도를 묶어 4개국 고위급 회담을 하고 인도·태평양지역의 안정, 성장, 경제 번영을 촉진하는 기존 국제질서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했다. 지난 9월에도 장관급 회담을 가졌던 4개국은 정례협의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2020년 봄에도 고위급 회담을 하기로 했다. 반면 국무부는 한국에 대해서는 미국이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과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있다며 호주, 일본에 이어 세 번째로 거론했다. 북한과 관련해서는 역내 국가들과 공조를 통한 핵무기 및 불법물질 확산 활동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기업들의 대북제재 준수와 주요 육·해·공 출입에 대한 단속 강화, 합법적 국제무역의 안전과 공급망을 보장하기 위한 대처 역량과 주의 환기 등을 강조했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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