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서울 한 아파트 단지에서 다른 단지로 이사한 최모(38) 씨는 ‘엘리베이터 사용료’로 5만 원을 내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원래 살던 단지에서는 따로 사용료를 내지 않았었다. 새로 입주하는 단지는 주상복합으로 창문이 막혀 있어 사다리차를 이용할 수 없는 구조라 달리 선택지도 없었다. 최 씨는 “아까운 마음이 들었지만 별수 없이 내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사 때 아파트 단지마다 부과하는 엘리베이터 사용료가 천차만별이어서 지방자치단체별로 가이드 라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용료는 많게는 수십만 원씩 걷고 있는 곳도 있었다. 5일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4곳을 대상으로 엘리베이터 사용료를 문의한 결과도 금액과 책정 기준은 제각각이었다. 1989년에 지은 마포구 A단지는 층과 관계없이 일괄 20만 원이었지만, 2017년에 건립된 종로구 B단지는 10만 원이었다. 반면 입주 11년 차를 맞고 있는 송파구 C단지의 경우 동과 층별로 4만~10만 원을 받고 있었다. 관악구 D단지(입주 19년 차)의 경우도 평형과 층마다 차이가 있어 10만~25만 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가 지난 3월 1971개 아파트 단지를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를 보면 서초구의 한 단지에서는 무려 55만 원을 부과하는 경우도 있었다.
엘리베이터 사용료가 각각 다른 이유는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 14조에 따라 입주자대표회의 의결로 정할 수 있는 사항이기 때문이다. 가전·가구 등의 무게 부담이 크고, 흠집도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용료 부과 근거가 타당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지나치게 편차가 큰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자연수 법무법인의 이현성 변호사는 “지자체에서 권고안을 제시해 주민들이 자율적으로 규약을 손질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현 기자 salmon@munhwa.com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