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교육계까지 반대 확산되자
교육부 ‘정시확대案’ 예고했지만
구체적 비율·적용시기 못 정해


청와대와 여당이 문재인 대통령의 ‘정시 비중 확대’ 발언에 따른 대입 개편을 강력 추진하고 있지만, 교육감들과 대학은 입장이 달라 혼선이 극대화되고 있다. 당장 이달 중에 대입 개편안을 내놔야 하는 교육부는 중간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고민에 빠진 상태다.

5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는 늦어도 이달 말 ‘대입 공정성 강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교육부가 원하는 방향은 당장 ‘손질’이 가능한 2022학년도부터 서울 상위권 대학이 40% 안팎으로 정시 비중을 상향 조정하는 것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가능한 한 빨리 정시를 확대해야 한다는 게 국민의 목소리”라면서도 “(서울 주요 대학 중) 어디까지를 대상으로 할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앞서 구체적인 상향 비율과 적용 시기를 대학·교육청과 협의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 시작도 못하고 있는 것이다.

교육계가 강하게 반발하기 때문이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4일 “정시 비중 확대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며 오히려 별도의 대입 개편안을 내놨다. 수시·정시 선발 시기를 통합하고, 수능은 1년에 두 번 치르되 절대평가로 전환해 성적이 점수가 아닌 A~E등급(5개 등급)으로 나오도록 하는 내용이다. 사실상 수능을 자격고사로 만들어 영향력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정시 확대와 정면 배치된다. 정치가 대입 정책에 개입하는 것을 차단하려면 교육부가 논의에서 빠져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날 진보교육계 인사 1500여 명은 “조국 사태로 불거진 한국 교육 문제를 단지 정시 확대를 통해 해결하려는 것은 대단히 우려스러운 일”이라며 정시 확대 반대 시국선언을 내놨다.

대학 역시 “대입의 예측 가능성을 훼손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한 대학 관계자는 “말로는 협의한다고 하지만, 대통령 지시인 만큼 반대에도 밀어붙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교육부가 재정지원사업을 무기로 개별 대학에 접촉하면 거절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대입 개편 당시에도 박춘란 교육부 차관이 직접 서울 주요 대학에 정시 확대를 요구해 ‘압력 논란’을 빚기도 했다.

정치권은 총선을 앞두고 정시 확대에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교육 공정성 강화특위’는 조만간 정시 비중 확대를 포함한 대입 개편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지난달 ‘정시 비중 50% 법제화’를 당론으로 채택했다.

윤정아 기자 jayoon@munhwa.com
윤정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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