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헌법은 제61조에서 국회는 국정을 감사(監査)하며 이에 관해 필요한 사항은 법률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근거한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은 제2조에 국정감사에 관해 규정하면서 국정 전반에 걸쳐 소관 상임위원회별로 매년 정기회 집회일 이전에 국정감사 시작일부터 30일 이내에 기간을 정해 실시하도록 하고 있다. 국정감사의 첫 번째 대상은 정부조직법과 그 밖의 법률에 따라 설치된 국가기관이다.
국회에 의한 국정감사는 전 세계에서 한국에만 있는 제도로, 1948년 건국헌법에서부터 1972년까지 있다가 유신헌법 때 삭제됐었다. 그 후 1987년 개정된 현행 헌법에서 부활돼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국정감사는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가 국정 전반에 걸쳐 감사함으로써 정부를 감시·통제하는 것을 말한다. 여기서 국정이란, 입법뿐만 아니라 행정·사법 등 국가작용의 전반을 의미한다.
국회는 헌법과 국감국조법 및 국회법에 따라 국정감사 기간에 행정·사법의 국가기관을 비롯해 광역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에 대해 감사 권한을 행사한다. 비교적 짧은 기간에 많은 기관을 상대로 감사를 하다 보니 무리한 진행으로 부실 감사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동안 국회는 피감기관에 대해 무리한 자료 요구, 관계자에 대한 무리한 출석 요구 등으로 비판도 많이 받았고, 여야 간의 정쟁으로 감사가 중단되는 경우도 빈번했다.
언론에는 국정감사로 인한 장점보다는 감사 중에 발생하는 여야 간의 정쟁이 더 많이 보도돼 부정적인 면을 더 보여줬다. 그래서 헌법 개정을 논의할 때마다 국정감사 제도의 존폐를 놓고 찬반 의견이 충돌하곤 했다. 그렇지만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가 1년에 한 번 정도는 국정을 담당하고 있는 기관들을 감사하는 게 다른 국가권력에 대한 견제라는 점에서 의미가 없다고 보기는 어렵다.
과거 국정감사는 국회의원들이 피감기관의 장을 비롯해 출석한 관계 공무원을 취조하듯이 몰아세우거나 고성으로 면박을 주는 등 범죄자 다루듯 해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국정감사가 생중계되면서 국감장 모습은 국민으로부터 많은 비판을 받곤 했다. 국회의 국정감사에서 고성과 욕설이 거의 없어진 것도 국민의 감시 때문이다.
국회의 국정감사가 개선되면서 피감기관의 감사 대응이 과거보다 훨씬 편해졌다. 그런데 이제는 반대로 피감기관이 국정감사에서 불성실한 태도를 보이거나 국회의원들과 기 싸움을 하면서 반발하고 고성이 오가고 있다. 이번 국회의 청와대 국정감사에서도 볼썽사나운 모습이 국민에게 그대로 전달됐다. 대통령을 보좌하는 청와대 행정 조직은 현실적으로 최상위의 권력기관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국감장에서는 어떤 국가기관보다도 언행에 조심해야 한다. 국가의 권력기관이 성실하게 국감을 받아야 하는 것은 헌법 질서를 지키고 주어진 책무를 다하기 위함이다. 피감기관 공무원의 고성과 삿대질을 보면 헌법과 국민을 무시하는 오만한 권력기관의 민낯을 보는 듯하다.
국정감사는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가 국민을 대신해 헌법에 따라 또 다른 국가권력에 속한 국가기관들의 국정 수행을 감사하는 것이다. 헌법이 국회에 국정감사권을 부여했다고 국회가 이를 오·남용해선 안 된다. 그런데 피감기관이 국회의 국정감사를 방해·거부하거나 질서를 훼손하는 것은 국회 무시를 넘어서 헌법과 법률을 위반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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