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악관, 민주당 압박 거세자 소환불응으로 맞서

선들랜드 대사, 증언 번복해
백악관, 탄핵조사 잇단 불참


미국 하원이 탄핵조사에 출석한 핵심증인 증언을 차례로 공개하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압박수위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고든 선들랜드 유럽연합(EU) 주재 대사가 당초 진술을 번복해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사실상 대가성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 공세에 맞서 백악관은 증언거부 등 비협조전략으로 나서고 있다.

5일 로이터통신, CNN 등에 따르면 미 하원은 이날 선들랜드 대사가 10월 17일 비공개조사에서 진술한 증언과 전날 추가 제출된 3쪽 분량의 보충증언 등이 담긴 증언록을 공개했다. 선들랜드 대사는 당초 우크라이나 군사원조 보류와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수사 압박 간 연관성을 부인했으나 보충증언에서 이를 번복했다. 그는 “안드리 예르마크(우크라이나 대통령 고문)에게 ‘우크라이나가 지난 몇 주 동안 논의한 반부패 공개성명을 내놓을 때까지 원조 재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선들랜드 대사는 예르마크 고문과의 대화가 9월 1일 이뤄졌으며 빌 테일러 우크라이나 주재 대사대리 등 다른 당국자 증언을 보고 기억을 되살렸다고 번복 이유를 밝혔다.

선들랜드 대사의 증언 공개와 함께 탄핵조사를 진행 중인 하원 핵심 위원회들은 이날 공동성명을 통해 “대통령과 그의 대리인인 루돌프 줄리아니(전 뉴욕시장)의 국무부를 통한 우크라이나 압박 노력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뉴욕타임스(NYT)도 선들랜드 대사가 우크라이나에 바이든 전 부통령 수사에 대한 ‘퀴드 프로 쿠오(quid pro quo·대가)’를 제시하는 역할을 했다는 점을 인정했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핵심증인인 커트 볼커 전 우크라이나 협상대표 증언도 공개됐다. 볼커 전 대표는 “7월 18일 트럼프 행정부가 우크라이나 군사원조를 지연한 사실을 알았지만 아무도 이유를 말해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주요 증인들의 증언을 잇달아 공개하며 압박에 나서자 백악관은 소환 불응으로 맞섰다. 하원은 이날 웰스 그리피스 백악관 에너지담당 특별보좌관 겸 국가안보회의(NSC) 국제 에너지·환경 담당 선임국장, 마이클 더피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국가안보프로그램 담당 부국장을 불러 증언을 들으려 했지만 출석하지 않았다. 8일 의회 참석을 통보받은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도 불응한다는 방침이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
김남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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