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개大 학종 실태조사 논란

저소득층·지역균형 선발 합격률도 학종 비율이 더 높은데…

과학고 등 합격률 더 높다고
‘서열화’ 폐지 근거로 내세워
“수월성 학교가 높은건 당연”


저소득층 학생이 정시(수능)보다 학생부종합전형(학종)에서 상위권 대학에 더 많이 합격하는 것으로 나타나 정부가 더 공정하다며 추진 중인 ‘정시 비중 확대’를 둘러싼 논란이 확전하고 있다. 교육부는 학종 비율이 높은 대학을 상대로 실태조사를 벌이고 이들이 특목고나 자율형사립고(자사고)를 우대한 의심이 든다고 밝혔지만, ‘고교등급제’의 증거가 나오지 않아 외국어고·자사고 일괄 폐지를 위한 ‘명분 쌓기용’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6일 교육부 ‘학종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대 등 13개 대학의 최근 4년(2016∼2019학년도) 신입생 중 ‘국가장학금 I유형’ 수혜자(기초생활보장수급자, 차상위계층이 포함되는 소득 0∼8구간)는 정시(25.0%) 보다 학종(35.1%)에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저소득층 등을 선발하는 기회균형전형을 제외하더라도 수혜율은 학종(30.8%)이 정시(24.6%)보다 높았다. 지역별로 보면 전체 합격자 중 읍·면 학생이 차지하는 비율은 학종은 15.0%, 정시는 8.6%로 확인됐다. 이 분석대로라면 학종은 ‘금수저 전형’으로 고소득층에만 유리하다는 논리가 약해진다.

이번 조사에서는 학교별로 서열을 매겨 특정 학교 출신에 가점을 주는 고교등급제는 확인되지 않았는데도 정부가 고교 서열화 폐지를 밀어붙이기 위해 자의적으로 해석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교육부는 고교 유형별로 학종 합격률을 분석해보니 과학고·영재고(26.1%), 외고·국제고(13.9%), 자사고(10.2%), 일반고(9.1%) 순으로 나타났다며 ‘고교 서열화’를 확인했다고 재차 강조했다. 또 일반고 학생은 내신 1.5등급 이내가 합격하는 반면 자사고나 특목고 학생은 2.5등급 안팎인데도 합격한 사례 등을 보여주며 “학교 유형을 참고했다는 의심이 간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교육계에서는 선발 효과와 교육과정 다양성의 차이에서 비롯된 ‘당연한 결과’라는 반론을 제기하고 있다. A 대학 한 입학사정관은 “같은 전교 1등이라도 특목고는 학생 간 경쟁이 심해 보통 내신이 2등급인 반면, 일반고는 대부분 1등급”이라며 “특목고는 학생 수가 적어 상위권 학생도 4등급을 받는 경우가 있을 정도인데, 내신 성적이 같다고 해서 학생의 절대적인 학력 수준과 역량이 같다고 본다면 오히려 불공정한 평가이고 역차별”이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대학 관계자는 “과학기술 특성화 대학인 포스텍을 비롯해 학종 비율이 높고 특목고·자사고 출신이 많은 대학만 선정해 조사했으니 당연한 결과”라며 “특목고·자사고 폐지라는 결론을 내고 싶었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유성룡 1318대학진학연구소장은 “고교 서열화는 학교 유형과 상관없이 개별 고교의 순위를 말하는 것으로 이번 조사로는 확인할 수 없다”며 “모든 전형에서 합격률이 높은 특목고·자사고에 대한 선호현상만 뚜렷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윤정아 기자 jayoon@munhwa.com
윤정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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