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평택시가 추진하는 신장동 도시재생 뉴딜사업지구에 포함된 미군 공군기지(K-55) 앞 쇼핑몰 일원. 외국인 몇 명을 제외하고는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평택 美공군기지 앞 쇼핑거리 184억 투입 ‘뉴딜 사업’ 선정
세계음식점·군용품점 밀집골목 손님 발길 끊기며 쇠퇴 가속화 “이국적 풍경 지키자” 재생 추진
시, ‘多人多色 국제도시’내걸고 신장동을 문화 허브 거점으로 “옛명성 찾을까”기대·우려 교차
“보면 알겠지만, 장사가 잘 안돼요. 그래도 도시재생 사업으로 우중충한 거리 환경이 환해지면 입소문을 타고 사람들이 몰려들겠죠. 그러다 보면 가게들 매출도 많이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일말의 기대를 걸어봅니다.”
6일 경기 평택시 신장동 미군 공군기지(K-55) 앞에서 잡화점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최근 신장쇼핑몰을 중심으로 도시재생 뉴딜사업이 추진된다는 소식에 이같이 밝혔다. 신장쇼핑몰은 기지 정문 앞으로 난 큰길을 따라 형성된 상업지구다. 미군을 상대로 하는 맞춤양복점과 군용품점, 식당, 카페, 클럽 등이 밀집돼 이국적인 풍경을 자랑하는 곳이다. 6·25 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12월 비행장이 건설되면서 자연스럽게 상권이 형성돼 한때는 ‘제2의 이태원’이라 불릴 만큼 호황을 누리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명성이 무색해진 모습이었다. 거리에는 외국풍 식당과 술집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지만, 외출을 나온 장병들과 외국인 가족이 간간이 보일 뿐 한산했다. 미군을 상대하는 양복점이나 잡화점 역시 좀처럼 드나드는 이를 보기 힘들었다. 인근 국제중앙시장도 손님이 급격히 줄어 적지 않은 점포가 문을 닫았다.
상인들은 도시 개발과 상권 이동으로 점차 쇠락의 길로 접어들었다고 입을 모았다. 미국 뉴욕에서 9·11테러가 발생한 2000년대 이후로 미군의 대테러·안전 규제가 크게 강화되면서 장병들의 영외 활동이 위축돼 경기 침체를 부추겼다는 분석도 나왔다. 2008년 미군기지 이전 논의가 본격화한 시기에는 기지 주변의 낙후된 환경을 개선한다는 명목으로 신장동 일대가 도시재정비촉진지구(뉴타운)로 지정되기도 했으나, 주민들의 반발에 부딪혀 7년 만에 해제되기도 했다.
사정이 이렇자 시는 ‘전면 철거’가 아닌 ‘도시재생’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상인과 주민을 중심으로 도시재생대학과 사업추진협의회를 구성해 도시재생에 대한 공감을 넓히고 사업추진 역량을 강화하는 등 주민 주도의 도시재생 사업을 준비했다. 지난달에는 국토교통부가 주관하는 2019년도 하반기 도시재생 뉴딜사업 공모에 ‘신장쇼핑몰 주변 지역 뉴딜사업’이 최종 선정되면서 국비를 포함한 184억 원의 사업비가 마련됐다.
시는 ‘다인다색(多人多色) 국제도시, 신장동’이란 핵심 주제를 내세워 △다국적·다문화·다계층 문화 허브 거점 공간 조성 △지역 특화자산인 수제의류 브랜드화 △수제의류 협업 스페이스 조성 △국제중앙시장 활성화 △상가 내몰림 현상 대응을 위한 상생협력상가 조성 등 상권 활성화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앞으로 현장지원센터 중심으로 민관 협의체를 구성·운영해 주민과 함께 세부 사업을 추진하겠으며, 신장쇼핑몰을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국제도시로 변모시키겠다”고 밝혔다.
도시재생 사업에 대한 시민의 반응은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신장쇼핑몰에서 의류판매장 개업을 준비 중인 강동흔(49) 씨는 “앞으로 거리 분위기가 젊고 활기차게 바뀔 것”이라며 기대감을 내보였다. 거리 곳곳에도 ‘정장선 시장님, 감사합니다’ ‘경축, 도시재생 뉴딜사업 선정’ 등의 현수막이 내걸렸다. 하지만 한 잡화점 상인은 “이 일대가 관광특구로 지정된 이후로도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며 “단순히 거리를 정비하는 수준으로는 침체한 상권을 일으키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윤광우 송탄상공인회 회장은 “도시재생 사업은 상인과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없으면 결실을 볼 수 없다”며 “상권 활성화를 위한 좋은 아이디어들이 모여야 사업이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